[책마을] “같은 편끼리 대립이 한반도 분단 초래”

    입력 : 2001.09.14 20:25


    ## ‘한국분단사연구 1943~1953’ 출간 신복룡 교수 ##


    좌우익의 진영 대립보다 좌익 내부의 갈등과 우익 내부의 갈등이 한반도
    분단에 더 치명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주 ‘한국분단사연구
    1943~1953’(한울아카데미)을 출간한 신복룡(59)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주장은 대담하다. 그간 학계에서 분단의 원인으로 손꼽아온
    미·소 대립이나 계급 갈등, 좌우 분열보다 오히려 같은 편끼리의
    대립으로 인한 국론 분열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어느
    사회나 좌우대립은 있기 마련입니다. 해방직후 우익은 이승만과 김구,
    좌익은 김일성과 박헌영, 중도파는 여운형과 김규식이 각기 갈등을 빚고
    있었어요. 우익과 좌익이 각기 단결돼 있었다면 국론통일이 오히려
    쉬웠을 것이고, 분단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겁니다.”

    신 교수는 열강들의 한반도 분할 논의가 시작된 1943년부터 1953년까지
    한반도 분단 과정을 미국 국립 연방문서보관소의 1차자료 등에 의거,
    꼼꼼하게 분석했다. 그는 “해방 정국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돼
    있다”며 “오히려 이들이 분단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정면으로
    치받는다. 여운형은 “일은 벌이기만 할 뿐, 수습하지 못하는”
    인물이고, 김규식은 “학자 타입에 건강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당초부터
    정치를 해선 안될 사람”이었다는 것.

    해방 정국 지도자들의 갈등도 이념적 차이보다는 인간적 애증과 악연,
    소승적 욕망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 김구는 장덕수 암살사건 관련자로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받은 모욕감때문에 이승만과 결정적으로
    결별했고, 김일성과 박헌영의 대립도 노선 차이보다는 주도권 다툼의
    성격이 강했다고 설명한다. 신 교수는 “한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명분보다 그 뒤에 감춰진 인간적 동기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신 교수의 시각이 새롭고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반론 또한 만만찮게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