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채만식의 20년대 단편소설 4편 찾았다

    입력 : 2002.05.21 18:51

    일본 와세다대학 부속 제일고등학원 재학 당시의 채만식.축구 경기 우승 기념 사진이다.




    1930년대 「탁류」 「레디메이드 인생」등 일제하 식민지 현실을 비판한
    「풍자소설」로 주목받았던 작가 채만식(蔡萬植 1902~1950)의 단편소설 4
    편이 새로 발굴됐다. 올해는 채만식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문학평론가 손정수 씨는 1920년대 「화서(華胥)」라는 필명으로 「동광」
    「현대평론」 「동아일보」등 신문·잡지에 발표된 4편의 단편소설이
    모두 채만식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4편의
    소설은 「수돌이」(「동광」, 1927), 「봉투에 든 돈」(「현대평론」,
    1927), 「박명」(동아일보, 1925), 「순녜의 시집살이」(〃, 1926)
    등이다.

    손 씨는 1920~1930년대 소설자료를 읽어 나가던 중 「혜성」1931년
    9월호에 실려있는 「조선문인의 프로필」이라는 글에서 채만식이
    화서라는 호를 필명으로 사용했던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글 중
    채만식 항목을 보면 『채만식 씨의 존재는 최근 조선문단의 한
    이채(異彩)라고 할 수 있다.(…) 생기기는 곱단한 얼굴이나 몹시
    이지적이다. 호(號)는 전에 화서(華胥)라고 했는데, 주의(主義)와
    한가지로 호도 갈아서 요즈음은 본명을 그대로 쓴다』고 적혀있다.

    손 씨는 채만식이 1930년에서 1933년까지 이 글이 실린 「혜성」을
    발간하던 개벽사에 근무하면서 이 잡지에 활발히 작품을 발표했으며,
    소설 외에도 여러 필명으로 글을 썼다고 밝혔다. 또 이들 4 편의 소설을
    검토한 결과, 1930년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된 채만식 소설의 주요
    모티브와 특징적인 인물형들의 전조를 드러내고 있어, 채만식의 작품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채만식의 고향인 전라도 사투리가 작품 속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는 것도 저자가 채만식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채만식은 1924년 춘원 이광수의 추천을 받아 「세 길로」라는 작품으로
    「조선문단」을 통해 등단했으며, 식민지 하의 왜곡된 사회와 경제질서를
    풍자하는 소설들을 주로 썼다. 『시대의 허위에 대해 민감했고 또
    진지했』던 그는 초기에 사회주의적 성향을 드러내 동반자 작가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끝내 카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사립학교
    교원, 조선일보 기자, 동아일보 기자, 개벽사 기자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쳤다.

    새로 발굴된 4편의 소설 중 「박명」 「손녜의 시집살이」 「봉투에 든
    돈」은 공통적으로 식민지 여성의 비극적인 삶과 운명을 그리고 있다.
    「수돌이」는 한 시골 마을의 청년 수돌이가 부잣집 아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홧김에 마을에서 악명높은 강참봉의 돈을 훔쳐 노름판에서
    탕진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손정수 씨는 「수돌이」를 『채만식
    소설의 본격적 전개를 예감케 하는 의미있는 자리에 놓여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수돌이」는 「현대문학」6월호에 「채만식 탄생 100주년 기념 특집」과
    함께 전문이 소개된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