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똘똘한 검둥개 강가딘이 돌아왔다

    입력 : 2002.08.13 19:01 | 수정 : 2002.08.13 19:01

    김삼은 “요즘은 새벽에 일어나 만화를 그린다 ”고 했다.‘강가딘 ’은 요즘 컴퓨터 게임과 캐릭터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이기룡기자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삼대(三代)가 같이 볼 수 있는 그런 만화를 그리는 게 내 꿈입니다.”

    ‘강가딘’(바다그림판 刊)이 돌아왔다. 지금의 40대 이상 세대들 중엔
    ‘소년 007’로 작가 김삼(61)을 기억하는 독자들이 더 많겠지만, 이제
    갓 학부형이 된 30대와 그 아래 세대에게는 천방지축 검둥개
    ‘강가딘’이 더 친숙하다.

    돌아온 강가딘이 더 반가운 이유는 지금·이곳의 삶과 유머를 담고 있는
    ‘2002년의 강가딘’이기 때문이다. 70~80년대 인기작들이 복간 형식으로
    재출간되던 최근의 트렌드와는 그 궤적을 달리한다. 1970년대 강가딘
    탄생 초기 아슬아슬한 모험을 즐겨 그렸던 작가는, 이제 이순(耳順)에
    이른 연륜을 바탕으로 2000년대의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감동과 교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드니까, 눈에 안 띄던 게 보여요. 젊어서 ‘강가딘’을 그릴
    때는 내가 생각해도 그냥 웃기려고만 노력했죠. 하지만 이제 손자도
    생기고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배려, 감사, 생명, 종교 같은
    것들 말이죠. 물론 만화의 재미는 기본으로 깔아놔야 겠지만.”

    이번 ‘강가딘’은 지난해 3월부터 한 소년신문에 매일 연재했던 작품을
    모은 것. 이 책에서는 주인집 아들 ‘구불’(‘구제불능’의 약자다)이를
    돌보는 철학적인 검둥개로 나온다. 아이들의 왕따문제, 자녀교육에 관한
    작가의 생각 등이 편편마다 녹아있다. 어쩌면 이번 작품의 1차 독자는
    지금의 어린이들이 아니라, 예전의 독자였던 그 부모일지도 모를 일이다.

    신문수, 윤승운, 박수동 등과 같은 시대에 만화를 그렸던 작가는
    “최근에는 명랑만화의 맥이 거의 끊어진 것 같아 무척 아쉽다”고 했다.
    대부분 일본 만화 등의 영향을 받아 자기만의 그림체나 선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막걸리가 제대로 익기 위해서도 누룩이 뜨는
    시간이 필요한건데 요즘 젊은 후배들은 수련이랄까, 그런 기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달 초 그는 만화가협회에서 주관하는 ‘여름만화학교’를 다녀왔다고
    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만화실기도 가르치고 자연도 즐기는 일종의
    ‘만화캠프’다. 그런데 정작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은 자신이 누군지도
    잘 모르면서 그렇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조르더란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빠, 엄마가 꼭 사진을 찍어오라고 시켰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옛날 내 팬이었다는 겁니다. 고마울 따름이죠. 이제는 부모가 된 옛
    독자들에게, 내가 살며 배웠던 경험을 ‘강가딘’으로 전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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