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환자 자립의지+가족응원 “암은 치료된다”

    입력 : 2003.02.28 18:32 | 수정 : 2003.02.28 18:32

    고환암을 극복하고 세계정상에 오른 미국의 사이클링 선수 랜스 암스트롱./조선일보 DB



    ●암 이렇게 이겨냈다

    (야나기하라 가즈코 지음, 이규원 옮김, 은행나무, 1만9000원)


    책의 제목이 600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을 한 마디로 압축한다.
    장기생존에 성공한 19명의 환자와 7명의 전문가를 통해 ‘암 극복기’를
    전달하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얼핏 버겁게 느껴지는 분량은 이들
    환자의 투병기와 체험기를 취사선택하지 않고 토씨 하나까지 그대로
    옮기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야나기하라는 1997년 난소암 진단을 받고, 5년 후에
    살아있을 확률이 20%에 불과하다는 치명적 선고를 받았다. 그 때 그녀의
    나이 마흔 일곱이었다. 하지만 야나기하라는 입원실 침대에서 얌전히
    누워있지만은 않았다. 장기 생존에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을 모으고
    분석해서 살길을 찾았던 것이다. 사람들을 찾아가 던진 질문은 간단했다.
    “당신은 어떻게 살아날 수 있었습니까?”

    그녀가 처음 찾아간 사람은 말기 난소암 선고를 받은 지 16년이
    지났지만, 아직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일흔 살의 여성 다케후지
    스키코였다. 의사가 자신에게 암 선고를 내렸을 때 스키코는 이렇게
    되물었다고 한다. “이제 곧 벚꽃이 피는데 그 때까지 살 수 있을까요?”
    “아뇨, 솔직히 말하면 조금 어렵습니다.”

    그녀는 병원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던 제암제(除癌劑)를 거부하고,
    남편과 함께 대체요법에 들어간다. 때로는 의사의 욕을 먹으면서도
    “최악의 경우 편안한 죽음이라도 맞이하겠다”는 각오로 병원을 박차고
    나온 것이다. 마루야마왁친(인간형 결핵균에서 추출한 물질)등을 책을
    보고 찾아내 직접 주사로 투여하고, 야채와 현미 등 식이요법 등을
    병행하며 암을 이겨낸 스키코는 결국 “3개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의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 실린 각 개인들의 일부 체험은 자칫 현행 의료진의 입장에서 보면
    위험한 시도로 보일 수도 있다. 때로는 검증되지 않은 대체요법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박한 상황에 몰린 암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 중 넷에 하나는 암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암
    치료의 1차 주인공은 의사나 현대 의학이 아니라 결국 환자와 그 가족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하면서 “자립하는 환자가 되라”는
    충고를 던지고 있다. 자신의 체험과 투병경험을 고백하는 암환자들의
    주장이 무척 구체적이고 진솔하다. 현재 25만 명에 달한다는 우리나라의
    암환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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