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페미나 문학상 받은 ''프랑스적인 삶''

      입력 : 2004.11.05 17:20 | 수정 : 2004.11.05 17:20

      박해현 Books팀장


      프랑스 문단이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문학상 축제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문학상 축제는 거의 매년 10월 말에 시작해서 11월 중순까지 주요 문학상들이 줄줄이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열기를 더해갑니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페미나 문학상을 비롯해 아카데미 프랑세즈 문학상, 메디치 문학상 등이 최근 잇따라 수장자를 발표했습니다. 최고 권위의 공쿠르 문학상 심사 결과는 8일 발표되고, 같은 날 르노도 문학상도 수상자를 냅니다.

      공쿠르 문학상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 페미나 문학상은 장 폴 뒤부아의 소설 ‘프랑스적인 삶(Une vie fran?aise)’에 돌아갔습니다. 이 책은 조선일보 Books 10월 2일자의 해외 서평으로 소개된 바 있습니다. ‘나의 이름은 폴 블릭, 나이는 54세. 상반되는 두 세계, 존재의 두 갈래 길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난처한 나이가 되었다. 내 얼굴은 하루가 다르게 세월의 자잘한 흔적들로 덮여간다. 규칙적으로 칼슘을 섭취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담배도 끊었다.’

      이 소설은 이처럼 프랑스 50대 남성의 초상화를 그린 작품입니다. 페미나 문학상 수상 이전에 이미 11만부가 팔리는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답니다. 1950년대 말 드골 대통령 치하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1968년 학생 혁명을 거쳐 1980년대 미테랑 대통령의 사회당 정권 시대까지 두루 겪은 세대의 내면 초상이 사회적 변화상과 중첩되면서 그려진 작품이란 점에서 퍽 재미있을 듯합니다. 이 소설은 대중적 인기와 함께 평단의 주목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미 페미나 문학상을 거머쥐었을 뿐 아니라 곧 발표될 르노도 문학상, 앵테랄리에 문학상의 최종심에도 올라있습니다. 올해 한국 문단에서 소설가 김영하씨가 동인 문학상, 이산 문학상, 황순원 문학상을 모두 받은 것처럼 프랑스 문단에서도 한 작가의 그랜드 슬램이 이뤄질지도 모릅니다. 김영하씨에게 그 소식을 들려줬더니, 이런 우스갯소리를 하더군요. “음, 한국 문단이 프랑스 문단에 좋은 영향을 미쳤군요.”


      (박해현 Books팀장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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