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팔이 아프다면, 심장 매뉴얼 읽어보세요

    입력 : 2007.03.16 23:15 | 수정 : 2007.03.17 04:50

    내몸 사용설명서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지음|유태우 옮김|김영사|368쪽|1만3000원

    미국의 유명 앵커 래리 킹은 17년 전 무서운 경험을 했다. 당시 그는 심장병의 전형적인 위험 요인을 골고루 갖추고 있었다. 부친은 심장 발작으로 43세에 돌아가셨고, 하루에 담배 3갑씩을 피우고 있었으며, 6년 전에는 협심증 진단까지 받은 터였다. 게다가 고기만 즐겨 먹고 채소는 거의 먹지 않았으며, 지방이 많은 음식을 광적으로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른쪽 어깨가 아파오면서 숨 쉬기조차 어려웠다. 친구가 병원에 데려가려고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는 입에 담배까지 물고 있었다. 응급실에서 통증이 가라앉기 무섭게 벌떡 일어나더니 집으로 가겠다며 걸어 나가려고 했다. 하마터면 ‘마지막 귀가’가 될 뻔 했다. 래리 킹은 그 날 밤 병원에 남았고, 혈관우회로수술을 받은 후 생활습관을 고쳐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비례도'

    9년 연속 ‘미국 최고 명의(The Best Doctors in America)’ 상을 수상한 뉴욕주립의과대학 내과교수 마이클 로이젠과 한번 진료를 받으면 누구나 그를 평생의 주치의로 삼고 싶어한다는 뉴욕 컬럼비아병원 외과의사 메멧 오즈. 오프라 윈프리 쇼에도 출현해 건강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실력 최고, 인기 최고의 두 의사는 이 책의 ‘심장편’을 이렇게 시작한다. 이어지는 것은 만화 그림 같은 심장의 해부학적 구조. 그리고 심장과 혈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한 명쾌한 설명이다. 혈전(피떡)이 혈관을 막는 과정을 이렇게 쉽고도 정확하게 설명하는 의사를 기자도 아직 만나 보지 못했다.

    나쁜 콜레스테롤은 왜 나쁘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왜 좋은지, 제대로 이해가 된다. 래리 킹은 심장병인데 왜 오른팔이 아팠는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토막 상식’과 ‘더 젊게 하기 작전’을 읽다 보면 ‘단 20분 만이라도 운동을 하라’는 그 흔한 잔소리에도 끄덕끄덕 수긍한다. 달력 나이가 아닌, 신체의 실제 나이를 뜻하는 ‘건강 나이(real age)’라는 개념을 만든 로이젠 박사가 무엇을 하면 얼마나 젊어질 수 있는지 간간이 숫자로 일러 주기 때문이다. 돈을 세듯 모든 것을 계량하기 좋아하는 현대인의 입맛에 제격이다.

    두 의사는 이런 식으로 한 채의 집을 짓는다. 그들은 몸이 곧 집이라고 했다. 인체 골격은 집의 주춧돌과 그 위에 세워진 용마루. 눈은 창문, 폐는 환기구, 뇌는 퓨즈 상자며, 내장은 배수관 역할을 한다. 입은 음식 처리기, 심장은 상수원, 머리카락은 집 앞마당 잔디와 같다. 몸에 쌓인 지방은 정리를 못 한 채 다락에 쌓아 둔 온갖 잡동사니….

    집과 마찬가지로 몸은 무한한 우리의 자산을 보호해 주면서 동시에 우리가 있는 힘을 다해 보호해 주기를 원한다. 그래서 몸을 제대로 아는 것이 질병에 대한 이해나 몸에 좋은 음식을 챙기는 것보다 우선이라고 말한다. 저자들이 내 몸에 관한 ‘매뉴얼’을 쓴 이유다. 역자인 서울대병원 유태우 교수는 미국·유럽인을 대상으로 쓴 이 책을 한국 실정에 맞게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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