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쟁은 조선왕조 지속에 기여

    입력 : 2007.04.13 23:17

    조선왕조 사회의 성취와 귀속
    에드워드 와그너 지음|이훈상·손숙경 옮김|일조각|528쪽|3만원

    미국 하버드대 교수로 지난 2001년 작고한 에드워드 와그너(Edward Wagner)는 서구의 한국학을 개척한 제1세대 학자다. 제임스 팔레·마르티나 도이힐러·카터 에커트·에드워드 슐츠 등 서구 한국학자 대부분이 그의 영향 아래서 성장했다.

    저자의 논점은 한국학계의 통설을 뒤집는다. ‘훈구파’와 ‘사림파’를 대립적인 세력으로 놓고 조선시대 사화(士禍)를 설명하는 국내학계의 통설과는 달리 그는 훈구와 사림은 사회·경제적으로 구별되는 집단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사화와 당쟁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식민사학도 철저히 공박한다. 그는 “당쟁은 한국에만 있는 특유한 현상이 아니며, 한국의 당쟁이 보다 더 당쟁적이었던 것도 아니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조선시대 사람들이 택한 방식은 왕조의 영속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크게 이바지했다”고 말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는데 삼사(三司)로 대표되는 간쟁제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책은 저자가 발표한 논문 18편을 묶어 번역한 것이다. 1980년대 몇 편의 논문이 번역된 적이 있지만 서구 한국학의 토대를 마련한 학자의 글이 이제야 소개된 것은 늦은 감이 있다. 1974년 출간된 주저 ‘이조 시대의 사화’는 아직도 번역되지 않았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