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잖은 짓'하지 말고 자유분방하게

    입력 : 2008.05.09 14:14 | 수정 : 2008.05.09 14:15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타 히데오 장편소설|이영미 옮김|북스토리|366쪽|9800원

    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소설집|양윤옥 옮김|은행나무|391쪽|1만1000원

    '그해 여름도 존은 가루이자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라며 시작하는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에서 '존'은 전설적 가수 존 레논을 가리킨다. 지난 1998년 작가가 나이 마흔 살에 발표한 데뷔작인 이 소설은 존 레논이 일본인 처와 함께 일본의 한 지방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상황을 설정하면서 레논이 지독한 변비 환자라는 엉뚱한 상상력을 동원한다.

    작가는 존 레논의 실제 경력 중 빈 칸으로 남은 4년간의 행적에 의문을 품었기 때문에 이 소설을 쓰게 됐다고 후기에서 밝혔다. "나는 오래 전부터 한 가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불만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것은 1976년에서 1979년에 걸친 그의 은둔 생활에 관한 언급이 너무도 적다는 것이다. 팬이라면 누구나 알아차릴 것이다. 4년간의 공백 기간을 거친 후 발표한 마지막 앨범이 주로 가족애를 노래한 실로 온화한 작품이라는 것을. 그때까지는 자극적이고 첨예했던 그의 곡이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온화하고 부드럽게 변화한 것이다."

    아무튼 이 상상 속의 존 레논은 변비로 고통을 겪다가 마침내 '아네모네' 병원을 찾는다. 지독한 변비의 원인은 '창작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당신에게 노래는 정신적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상물이었습니다. 정기적으로 배출시켜야할 고름이죠'라고 의사는 설명한다. 이렇게 치료를 받고 나온 레논은 이상한 숲에서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인물들과 환상적인 만남을 거쳐 기억 속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변비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오쿠다 히데오의 연작소설집 《스무 살, 도쿄》는 작가의 자전적 작품이다. 도쿄의 한 대학에 진학해 연극반에 들어간 청년 다무라 히사오의 '우리 기쁜 젊은 날'을 좌충우돌하면서 그린 여섯 이야기를 모았다. 1980년대 일본사회와 지구촌의 사건들이 한 개인의 성장기에 상징적 의미를 지니면서 등장한다. 워크맨에서 베를린 장벽 붕괴에 이르는 10년 동안의 사물과 사건, 인물 등이 한 청년의 정신적 성장기에 투영된다. '역사가 기억하는 하루'와 '보통 사람의 기념할 만한 하루'의 대비를 통해 작가는 역사의 흐름을 의식하지 못하면서도 그 의미를 개별적으로 해석하는 개인의 심리상태를 표현했다.

    이 소설집에서도 가수 존 레논은 젊은 주인공의 영혼을 지배하는 청춘의 우상이다. '문든 생각이 났다. 오늘 존 레논이 죽었구나…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다. 코를 한번 훌쩍 들이켰다. 1980년 12월 9일을 나는 아마도 잊지 못하리라. 〈이매진〉을 소리 내어 불렀다. 영어가사는 고등학교 때 외웠다. 하지만 뭔가 같잖은 짓 같아 중간에 관뒀다.'

    오쿠다 히데오의 인물들은 이처럼 '뭔가 같잖은 짓'을 피하면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삶을 유쾌한 태도로 추구한다. 인간은 각자의 공중 그네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쇼를 하는 곡예사와 같다는 것이 작가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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