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회는 지금, 대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입력 : 2008.09.27 08:45

    언어 없는 생활
    둥시(東西) 소설집|강경이 옮김|은행나무|360쪽|1만1000원

    국내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둥시(42)는 1990년대 중국 문단에 등단한 젊은 소설가들을 일컫는 '신생대(新生代) 그룹'에 속한 작가다. 1960년대에 출생해 1976년 이후 개혁·개방시대에 성장한 이 작가군은 전세대인 이른바 '지식청년족'을 대체한 새로운 문학세대다. 사상보다는 작가의 개별적인 언어미학에 의해 작품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의식을 지니고 있다.

    〈언어 없는 생활〉, 〈느리게 성장하기〉, 〈음란한 마을〉 등 5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 작품집은 급속한 경제 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인간의 내면이라든가 집단으로부터의 따돌림 문제 등을 파고든다. 작가는 중국 사회의 모순을 구조적인 문제로 파악하기보다 집단과 개인의 차원에서 다룸으로써 소설에서 개인의 무게에 더 큰 가중치를 부여한다.

    수록작 〈언어 없는 생활〉에 그려진 현대 중국은 대화가 필요하지 않는 공간이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현금지급기로 돈을 찾으며, TV를 끼고 사는 이들은 서로간에 철저히 고립된 채 살아간다. 앞을 못 보는 아버지와 듣지 못하는 아들, 말하지 못하는 며느리를 내세워 현대사회의 절망적 단면을 예리하게 파헤쳐 제1회 루쉰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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