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미인을 좇는다

    입력 : 2009.10.10 03:15

    외모, 상상 이상의 힘 룩스(looks)
    고든 팻쩌 지음|한창호 옮김 | 한스미디어|335쪽|1만3000원

    이 세상에 자신이 못생겼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은 없다. 2만5000년 된 구석기시대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도 웨이브 준 머리칼을 화려한 두건으로 장식했을 정도다. 외모에 대한 인간의 집착은 본능에 가깝다. 아름다움은 종족 보존이 가능하다는 신호, 즉 건강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 루스벨트대 교수인 저자는 '외모연구소'를 만들어 30년간 '외모지상주의(lookism)'에 얽힌 현상을 연구해왔다. 그는 최근까지 외모에 대해 행해진 수많은 실험·연구 결과를 종합,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외모의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을 끌어냈다. 1993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랜시스파리온 대학의 실험에 따르면, 신생아들도 외모에 따라 간호사들의 차별적인 보살핌을 받았다. 아이 역시 생후 3개월만 되도 예쁜 양육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연애와 결혼은 두말할 것도 없다. 남성이 새롭고 젊은 파트너에게 더 끌린다는 '쿨리지(cooli- dge) 효과'는 여성이 화장법과 헤어스타일을 계속 바꿔 '낯설게 하기' 전략을 구사하도록 했다. 눈을 강조하는 스모키 화장법과 볼을 붉게 만드는 블러셔의 유행은 "나는 한달 내내 배란기랍니다"라는 위장전술이다.

    정치 등 공적인 면에서도 잘생겨서 손해 볼 것은 없다. 1960년 대선 후보인 케네디와 닉슨의 토론도 같은 맥락이다. 라디오 청취자들은 연륜의 닉슨을 대통령감으로 점찍었지만, TV 시청자들은 반대였다. 뜨거운 조명 아래 땀을 뻘뻘 흘리는 노인네에게 호감을 느끼기 어려웠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우리가 '완벽한 외모'의 쓰나미 속에서 과도한 압박을 받는다는 것. 저자는 TV 등 미디어가 아름다운 말라깽이들을 내세워 돈을 버는 사이, 사람들은 자존감을 잃고 섭식장애와 성형중독의 덫에 걸린다고 지적한다. 외모와 관련한 다양한 역사적 사실이나 연구 성과가 한 권에 정리돼 있어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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