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정치의 수단

    입력 : 2009.10.24 06:33

    전쟁론 1, 2, 3권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 지음|김만수 옮김
    갈무리|각 477, 495, 242쪽
    각 2만원, 2만5000원, 1만5000원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Vom Kriege)》(전 3권)이 마침내 완역됐다. 2005년 1권이 나온 지 4년 만에 2·3권이 나옴으로써 우리도 당당한 번역서를 또 한 번 갖게 된 셈이다. 옮긴이의 조사에 따르면 그동안 12종의 《전쟁론》 번역서가 나오긴 했지만 일어판 중역 아니면 표절 그리고 발췌역(抄譯)뿐이었다. 최대한 알기 쉬운 용어로 풀어내고 다시 대목마다 옮긴이의 해설을 붙인 한국어판 《전쟁론》은 이제 군사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교양도서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을 듯하다.

    군사분야의 고전으로서 《전쟁론》이 갖는 의미는 두 가지다. 첫째는 나폴레옹전쟁이라고 하는 근대전쟁을 가장 체계적으로 이론화시킨 전쟁론이라는 점이다. 그 점에서 나폴레옹전쟁의 이념으로서 자유에 주목해 《정신현상학》이라는 대작을 쓴 헤겔의 업적에 비견되기도 한다. 둘째는 기존의 기계론적인 전쟁이론을 넘어서서 인간정신을 전쟁현상의 핵심문제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순수개념으로서 전쟁을 다루던 기존의 학설을 가차없이 비판한다. 그는 순수개념 대신 현실세계를 강조한다. 현실세계에서 전쟁의 힘은 전투력과 나라의 면적, 인구, 동맹국의 총합으로 이뤄진다. 여기서 그의 유명한 전쟁 정의가 나온다. "전쟁은 정치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정치적 수단이고 정치적 접촉의 연속이며 정치적 접촉을 다른 수단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그 자신이 전투경험이 있는 군인이었던 클라우제비츠는 각론의 전투를 다루면서도 탁상공론을 철저하게 배격한다. 다만 독자가 군사전문가나 마니아가 아닐 경우 전투력·방어를 기술적으로 다루는 2권이나 공격·전쟁계획 등을 다루는 3권은 별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고, 군사전문가들에게도 이들 내용은 이미 한물간 역사적 내용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전쟁의 본질, 전쟁이론, 전략일반, 전투를 다룬 1권은 군사분야를 넘어서는 고전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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