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아이를 울리는 건가요?

    입력 : 2011.03.19 03:01

    '다이아몬드' 때문에 죽고 '남성의 룰'에 고통 당하고
    인간의 탐욕이 분쟁 낳아

    2010년 8월 네덜란드 헤이그 시에라리온 특별재판소 법정에는 패션모델 나오미 캠벨이 증언대에 섰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의 독재자, 찰스 테일러 전 대통령을 심판하는 재판의 증인 자격이었다. 영국 출신 캠벨은 그 재판에서 다이아몬드를 '더러운 돌멩이'라고 표현하며 테일러로부터 다이아몬드를 받았다고 했다. 살인·강간 등 11가지 범죄와 전범 혐의로 기소된 테일러 재판에서 이 증언은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면적 7만1740㎢의 작은 나라 시에라리온. 이 나라는 연간 33만9000캐럿 생산되는 다이아몬드가 비극의 씨앗이었다. 테일러는 이웃 나라 시에라리온에서 내전이 벌어지자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나누어 갖는 조건으로 1991년 조직된 반군 혁명연합전선(RUF)에 자금과 무기를 공급했다. 기세등등해진 반란군은 정부군에 협조한 혐의가 있는 사람들의 손목·발목을 절단해 벌레처럼 기어다니게 만들었다. 1991년 이후 10년 동안 계속된 내전으로 약 20만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사지를 절단당했다. 분쟁지역 전문 프리랜스 PD 김영미씨가 2000년 겨울 시에라리온을 방문했을 때 룽기 국제공항에는 팔 다리 없는 거지들이 가득해 입국장을 빠져나오기가 힘들 정도였다.

    신간 '세계는 왜 싸우는가?'는 김씨가 지난 10여년간 아프가니스탄·레바논·파키스탄·동티모르·체첸·카슈미르·소말리아 등 13곳을 취재하며 기록한 이야기이다. 1년 중 9개월을 세계 분쟁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틈틈이 메모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국제 관계와 종교, 민족, 영토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국제 분쟁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일간지 기자 출신인 김재명 성공회대 겸임교수가 쓴 '오늘의 세계 분쟁' 또한 15년 동안 여러 분쟁 지역을 찾아다니며 만난 많은 사람의 고통과 전쟁의 상처를 생생하게 전한다.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60년 해묵은 분쟁인 카슈미르, 유럽의 킬링 필드 보스니아, 15년 내전과 이스라엘 침공으로 멍든 모래알 국가 레바논, 20세기 발칸의 마지막 화약고 코소보, 반(反)이스라엘 정서를 앞세운 2대에 걸친 철권통치 시리아 등 15개 지역을 다루고 있다. 팔레스타인 독립 투쟁의 상징 야세르 아라파트,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셰이크 아메드 야신, 체 게바라와 함께 남미 5개국 여행길에 올랐던 알베르토 그라나도 등 어렵게 성사된 인터뷰 내용도 실려 있다.

    추수밭 제공
    '이슬람 여성의 숨겨진 욕망'은 '월스트리트 저널'의 특파원으로 1987년부터 6년 동안 중동지역에 머문 제럴드 브룩스가 종교가 어떤 식으로 왜곡되어 이슬람 여성을 억압하는지 분석했다.

    저자는 "과거에는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여성 억압을 의미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슬람은 본래 해방적인 성격을 갖고 있고, 할례나 은둔생활을 여성의 의무로 삼지 않으며, 종교적인 의무를 수행하는 데 남녀 구분을 두고 있지 않았다. 이런 이슬람을 왜곡한 것은 남성 기득권층이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남성 기득권층이 코란의 해석권을 독점하고, 가장 폭력적인 방법으로 코란을 해석해 정치·사회적 목적에 이용해왔다는 것이다. 원서가 1995년에 출간돼 그동안의 변화를 담고 있지 못해 아쉽지만 실제로 만나 교류한 현지인들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베일 속에 가려 있던 무슬림 여성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