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년 중국사는 코끼리 멸망사

    입력 : 2011.06.04 03:01

    코끼리의 후퇴
    마크 엘빈 지음|정철웅 옮김|사계절|912쪽|4만8000원

    4000년 전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대부분 지역엔 야생 코끼리떼가 살고 있었다. 고대 상(商)나라 유적에서 출토된 코끼리 뼈와 코끼리 모양 청동 주형, 제사 때 코끼리를 사용했다는 갑골문 기록 등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서기 1000년 무렵이 되면 코끼리 서식지는 남쪽으로 밀려나고, 현재 중국 내 야생코끼리가 사는 곳은 미얀마 국경 남서지역의 보호구역뿐이다. 코끼리와 인간 사이의 전쟁에서 코끼리가 패배한 탓이다. 인간의 거주지와 경작지가 확대되면서 코끼리가 서식하는 숲은 사라졌다.

    저명한 중국사가인 마크 엘빈(Elvin·73) 호주 국립대 명예교수는 환경을 키워드 삼아 4000년 중국사를 다시 써내려간다. 기후는 중국사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북중국과 그 위 초원지역 기후가 한랭·건조해지면 유목민들이 남하해 한족(漢族)을 압박했고, 날씨가 따뜻해지고 습해지면 농업을 위주로 한 한족세력이 북쪽과 서쪽으로 다시 팽창했다.

    흔히 태평성대로 일컫는 18세기 강희·옹정·건륭제 때를 전근대 중 거주지, 삼림, 토양이 가장 심각하게 파괴된 시기로 보는 발상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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