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간 그 향을 스쳐 간 이들

    입력 : 2011.09.17 03:05

    샤넬 넘버 5: 시대의 아이콘이 된 불멸의 향수

    틸라 마쩨오 지음|손주연 옮김|미래의창
    344쪽|1만5000원

    1921년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시그니처 향수'로 세상에 첫선을 보인 '샤넬 넘버 5'는 90년이 지난 현재에도 그 화려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합성물과 그것에서 추출한 향기, 그리고 알데히드라는 참신한 향료를 사용함으로써 이전과 구분되는 현대 향수의 출발을 알린 제품이었다.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네모난 유리병 모양은 첫 출시된 3년 뒤인 1924년에 만든 디자인이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으며, 마개만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수차례 수정되었을 뿐이다.

    책은 이 향수를 처음 기획했던 가브리엘 샤넬(코코 샤넬·1883~1971)을 비롯해 그녀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패션계 친구들과 애인들, 최고의 향기를 빚어낸 조향사(調香師)들, 샤넬 넘버 5의 뮤즈로 당대에 큰 인기를 누렸던 할리우드 스타들에 이르기까지 이 향수의 역사에 관여된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코코 샤넬이 있다. 수도원에서 고아로 자란 후 카바레 쇼걸, 귀족의 정부(情婦)를 거쳐 디자이너로서 큰 성공을 거둔 뒤에도 잇단 사랑의 실패, 나치 정보원으로 활동한 이력까지 개인적으로 불행했던 삶의 부침이 담겨 있다. 저자는 미국 메인주 콜비 칼리지 영문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문화사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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