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 이익을 위해 조작되는 거라면…

    입력 : 2011.11.19 03:14

    사이코패스 테스트
    존 론슨 지음|차백만 옮김|라이프맵|416쪽|1만4000원

    책의 저자이자 화자(話者)인 존 론슨은 '가디언' 등에 칼럼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이다. 어느 날 그는 한 사건의 취재를 의뢰받는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명한 신경정신학자, 티베트의 천체물리학자, 이란에 사는 종교학자 등에게 스웨덴 예테보리 소인이 찍힌 소포가 배달된다. 그 안에는 문학적이며 암호 같은 문장들, 단어들이 오려진 페이지 등 해독이 불가능한 구성의 소책자 한 권이 들어 있었다.

    사이코패스의 짓이라 여긴 론슨은 우여곡절 끝에 영향력 있는 정신의학자 로버트 헤어 박사를 찾아간다. 헤어 박사는 '진단명 사이코패스' '직장으로 간 사이코패스' 등의 저서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소개된 전문가이다. 그는 '헤어 테스트(PCL-R)'로 알려진 20개 진단항목을 통해 사이코패스를 식별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병적으로 거짓말을 일삼는다, 후회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타인에 대한 연민이 없다 등의 항목들이다.

    책은 이 사이코패스 식별 기술로 무장한 론슨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화장지 제조회사에서 수많은 직원들을 해고하고 공장들을 폐쇄해 명성을 쌓은 비정한 CEO 앨 던랩, 아이티 암살특공대 우두머리 에마뉴엘 토토 콘스탄트, 범죄자 정신병원에서 선별한 몇몇 사이코패스들에게 환각제를 복용시키고 심리치료를 시행한 정신의학자 앨리엇 바커….

    그 과정에서 론슨은 "심각한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정상과 광기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런 이들은 너무나 쉽게 미친 것으로 간주되고, 광기를 조장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이들에 의해 대단히 미친 사람인 것처럼 꾸며진다"고 판단하게 된다. 책은 사이코패스에 대한 명료한 결론을 내리기보다 기존 유력 이론들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게끔 독자들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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