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의 한판 게임으로 나를 '레벨업'하라

    입력 : 2012.01.07 03:26 | 수정 : 2012.01.07 05:22

    누구나 게임을 한다

    제인 맥고니걸 지음|김고명 옮김
    알에치코리아|512쪽|1만8000원

    "게임이 세상을 구원하리니."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컴퓨터 게임의 폐해와 중독 때문에 전 세계가 골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미국의 게임 디자이너이자 연구가인 저자 맥고니걸은 게임 낙관론을 강력히 설파한다. 근거는 게임이 갖고 있는 재미와 자발성이다.

    이미 미국 1억8300만명, 인도 1억500만명, 유럽 1억명, 중국 2억명 이상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다. 어찌 보면 인류 역사는 게임과 함께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엔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 대기근을 당한 리디아인들이 18년 동안 단체로 게임을 하면서 기근을 견딘 이야기가 나온다. 하루는 주사위·공놀이를 하고, 다음날엔 식량을 먹는 식으로 버텼다. 3000년 전 리디아 사람들이 게임으로 배고픔의 고통을 잊고, 사회의 안정과 통합을 이뤘듯이 게임을 인류 사회 발전에 적극 활용하자는 게 맥고니걸의 주장이다. 물론 '착한 게임'으로.

    구체적인 예도 다양하게 제시한다. 지난 2009년 뉴욕에 문을 연 학교 '퀘스트 투 런'은 실험적인 '게임 학교'다. 수학·과학·지리·영어·역사·외국어·컴퓨터·예체능 과목을 모두 배우지만 게임을 통해서다. 학생들은 다른 아이보다 먼저 수학암호를 풀기 위해 조바심을 내고, A~F학점의 성적이 아니라 '레벨업'을 위해 수업에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그 밖에도 가사노동을 점수화한 '허드렛일 전쟁', 어르신들과 전화 대화 중 공통점을 찾아내도록 하는 '바운스', 뇌진탕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저자가 심신회복 프로그램으로 만든 '슈퍼베터' 등 다양한 '공익게임'도 소개된다.

    저자는 동료들과 함께 지구 살리기 게임 제작에도 도전한다. 프로젝트명 '슈퍼스트럭트'는 2019년 상황에서 인류 멸종이 2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가상현실 게임이다. 전염병, 식량부족, 에너지위기, 테러 위협, 이민 사태 등 5대 위협을 해결하는 이 게임에도 전 세계에서 8647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생존력 점수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씨앗ATM' '태양열 의류'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생활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슈퍼스트럭트' 참가자 수는 수백만명이 참가하는 게임들과는 비교도 안 된다. 관건은 역시 '착함' '공익'과 '재미'를 어떻게 조화롭게 엮어내느냐에 달렸다. 원제: Reality is Bro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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