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잃은 슬픔 詩로 달래오

    입력 : 2012.01.07 03:25 | 수정 : 2012.01.10 10:58

    외로운 밤 찬 서재서 당신 그리오

    정선용 글·이미란 사진|일빛|271쪽|1만5000원

    도망시(悼亡詩)라는 장르가 있다. 죽은 아내나 자식, 혹은 친구를 그리워하거나 슬퍼하며 지은 시를 일컫는다. 열여섯에 결혼한 아내를 열아홉에 잃은 유학자 오원(1700~1740)의 시 '외로운 밤 찬 서재서 당신 그리오'를 보자.

    '가을 밤은 어쩜 이리 쓸쓸도 한가?(秋夜何寥寥) 나의 마음 슬프고도 또 슬프다오.(我懷方戚戚) /하얀 달은 휘장 사이 내려 비추고,(素月帷間照) 찬 이슬은 잎새 가에 맺혀 있다오.(寒露葉上滴) /수심 깊어 앉은 채로 잠 못 드는데,(憂人坐不眠) 풀벌레는 벽 틈에서 칙칙 운다오.(草蟲鳴在壁) /떠난 당신 그리워도 볼 수 없기에(之子不可思), 외로운 밤 찬 서재서 당신 꿈꾸오.(獨夢寒齋夕)'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원으로 있는 필자가 사진을 찍으러 나갔다가 뜻밖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아내를 추모하며 만든 책. 아내가 찍은 풍경 사진과 도망시를 묶었다. 1편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들이 지은 시 90여편을 모았고, 2편에는 떠나간 연인 혹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마음이 담겨 있는 시 60여편을 묶었다. 개인적으로는 망부(亡婦)에 대한 남편의 애정과 추모의 마음이지만, 마음 저미며 사랑했던 아내를 먼저 보낸 우리 선조들의 절창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바로잡습니다
    ▲7일자 21면 '아내 잃은 슬픔 詩로 달래오'에서 '풀벌레는 벽 틈에서 칙칙 운다오(草忠鳴在壁)'의 두 번째 한자 忠을 蟲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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