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수록 어리광 부리지 마라"… 맵다 그런데 당긴다

    입력 : 2012.01.21 03:16

    81세 日 작가 소노 아야코 조용한 돌풍

    "젊은이는 나보다 바쁘다는 걸 명심할 것."

    일본 작가 소노 아야코(曾野綾子·81)는 위로 따위 하지 않는다. 중년 이후 당신의 육체·연봉·경력·용모는 쇠퇴 일로다. 오를 수 있는 자리도, 이룰 수 있는 위업도 많지가 않다. 늦건 빠르건 당신은 기억과 기력을 잃고 병을 앓다 죽을 것이다. 소노는 단호하다. "그런 점을 쓸쓸해하는 건 어리광이다. 인생의 불가피한 속성으로 받아들여라. 재미있게 살았으니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늘 심리적 결재를 해둬라."

    요컨대 빈말로라도 달콤한 소리 하지 않는 냉정한 작가인데, 해가 갈수록 고정 팬이 늘고 있다.

    이번 주 개정판이 나온 소노의 에세이집 '마흔 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리수)는 2002년 한국판 출간 후 3판1쇄를 찍었다. 누적 판매량 10만부. 이 책이 인기를 모으면서 2004년에는 소노의 대표작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가 번역돼 나왔다. 지난해에는 '나이듦의 미학을 위하여'(〃)와 '당당하게 늙고 싶다'(〃)는 잇달아 번역됐다. 네 권 모두 매년 1만권 안팎 꾸준히 나가고 있다.

    '나는 이렇게…'의 원제는 '계로록(戒老錄)'. 노인대국 일본에서 1972년 출간돼 밀리언셀러가 됐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선 해적판이 들어와도 반응이 신통찮았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 들어 독자 반응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김현주 리수 기획팀장은 "긴 노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쪽에도 그만큼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그녀의 충고는 두 가지다. 각자 알아서 살되 전심전력을 다할 것, 전심전력을 다하되 모든 것이 언젠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소노는 전후의 혼란 속에 자랐다. 어머니가 어린 소노를 데리고 동반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다. 부모는 황혼이혼했다. 소노는 37세에 '나는 이렇게…' 초고를 쓰기 시작할 만큼 정신적으로 조로(早老)했다.

    '마흔 이후…'에서 소노는 "중년은 정의를 내세우는 것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훨씬 위대한 덕이라는 걸 깨닫는 시기"라고 썼다. "노년에 이르러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으며 스스로 만족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결국 뛰어난 인물이다." (121쪽,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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