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깨닫는 거리 42.195㎞

    입력 : 2012.01.21 03:16

    나의 아름다운 마라톤

    이채원 장편|현대문학|292쪽|1만2000원

    마라톤을 소재로 한 치유의 글쓰기. 풀코스를 다섯 시간 안에 완주하려면 한 달에 200㎞ 이상의 훈련량이 필요하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장편소설은, 42.195㎞ 마라톤 도전을 정확히 21일 앞둔 결혼 7년차 불임주부가 하루씩 써내려간 3주간의 훈련 기록이자 스스로에 대한 치유기다. 남편의 외도를 포착하고, 거듭 부인하는 그를 각종 증거로 무릎 꿇린 뒤,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시작한 달리기. 하지만 인생이 그렇듯, 달리기에도 '숙련'은 없다. 매일 달려도 달릴 때마다 힘이 들지만, 계속 달릴 수밖에 없는 게 삶이라는 걸 깨닫는 과정이다.

    달리는 사람의 체지방 수치는 15% 내외가 알맞고, 뮌헨올림픽 우승자 프랑크 쇼터의 체지방률은 놀랍게도 2.2%였다는 등 마라톤과 관련한 각종 서지학적·교양적 정보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중국인 대리출산을 자궁의 식민지화에 빗대거나, 결혼한 부부에게 아이가 없는 것은 마라톤 코스에 급수대가 없는 것과 같다(치명적일 수 있으므로)는 식의 비유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21개로 쪼갠 장마다 "이제 ~㎞ 남았다"는 식의 평면적 서술방식을 반복하는 점은 아쉽다. 현대문학 신인추천 장편소설 부문 12년 만의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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