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건강식을 먹이려면… 초콜릿을 권해라?

    입력 : 2012.01.21 03:16

    문신을 새기는 것은 아이를 낳는 것과 같다?
    지속적 흡연자 덕에 국민연금은 안전하다?
    질병 가득한 현대사회, 유머러스한 '웃음 처방'

    간은 할 일이 많을수록 커진다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박민숙 옮김|은행나무|316쪽|1만4000원


    당신은 자기 몸에서 나는 냄새를 잘 맡을 수 있는가? 사실 우리 코는 자기 체취를 못 맡는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안테나는 타인의 체취에 더욱 예민하게 작동한다. 방금 흘린 땀에서는 실제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은 사우나에서 도저히 버텨내지 못할 것이다. 신선한 땀은 페로몬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이른바 성적 자극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이 물질을 인지하기 위해 우리 몸에는 따로 감각기관이 존재하고 이 기관은 우리가 파트너를 결정할 때 눈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를 방지해 줌으로써 파트너 찾기에 도움을 준다.

    축구 경기에서 극적 장면을 연출하는 헤딩슛은 안타깝게도 뇌에 충격을 주고 기억력 감퇴를 초래한다. 뇌과학자들은 머리가죽과 가죽공이 부딪칠 때마다 뇌세포가 출렁거린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공 하나의 무게는 500g밖에 나가지 않지만, 그것이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날아와 머리에 부딪친다면 500㎏과 맞먹는 효과가 난다. 특히 청소년의 뇌는 어른의 뇌보다 훨씬 더 예민하기 때문에 독일축구협회는 14세가 될 때까지 헤딩훈련을 자제하도록 청소년 축구팀에 권고하고 있다. 헤딩을 원하는 사람은 그 엄청난 힘을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헤딩에 능숙해야 한다.

    '간은 할 일이 많을수록 커진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시시콜콜한 증상과 건강, 우리 몸에 관한 이야기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놓은 책이다. 저자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45)은 의사로 일하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방송출연과 무대공연을 통해 코미디언과 웃음 트레이너 역할도 병행하고 있는 독특한 이다. "문신을 새기는 것은 아이를 낳는 일과 같다. 만들어지는 것은 즉흥적이나 평생을 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같은 문장을 책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담배에 얽힌 주장도 흥미롭다. "쓰디쓴 진실은 의료보험 시스템은 흡연자들을 아주 간절히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흡연자들은 65세가 될 때까지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고는 이후 얼마 안 있어 곧 사망한다. 75세에서 95세까지의 가장 값비싼 수혜기간을 그들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누려 보지 못한 채 고스란히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다" 저자의 아이디어는 담뱃갑에 '당신이 지속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한 국민연금은 안전하다'라고 적어 놓으면 더욱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아침에 일어나 이불은 개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이 낫고(집먼지진드기는 추위와 외풍에 약하므로), 아이들에게 건강식을 먹이려면 콜라와 초콜릿을 권하고 야채를 금지시켜야 한다고(우리는 항상 소유할 수 없는 것을 더 원한다는 측면에서) 저자는 너스레를 떤다. '야한' 유머도 빠지지 않는다. "쉽게 흥분하지 못하던 한 여인이 내게 요구했던 일을 난 결코 잊을 수 없다. '여자 귀에 대고 남자가 한 번도 속삭이지 않았을 것 같은 말을 해줘!' 나는 잠시 고심한 끝에 그녀의 귓속에 대고 속삭였다. '레이저 프린터!' 그게 왜 잘못된 대답이었는지 나는 밤새도록 곰곰이 생각해야 했다"

    칸트와 베토벤, 마르크스와 히틀러를 배출한 '근엄한' 나라, 독일에서 2008년 발간돼 무려 195주 동안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288만부가 팔린 책이다. 유·무형의 질병이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 산뜻한 '웃음 처방'이 고픈 건 독일병정들도 별수 없구나 싶다. 다만 모든 TV 개그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현지어 말장난, 현지 유명인 풍자 등 독일인이 아니면 재미가 반감되는 요소가 적잖은 건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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