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눈에 비친 조선 사람은? 가족 사랑에 감동… 게으름엔 고개 절레절레

    입력 : 2012.02.11 03:06

    세상 사람의 조선여행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글항아리|432쪽|2만3800원

    "이 나라에서는 딸이든 아들이든 어떤 자식도 내버리지 않습니다(…) 가난하다고 자녀들을 내버리는 유럽 사람들은 창피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들에서 일하는 일꾼들은 식사하다가 가난한 나그네가 지나가면 자기 밥을 나누어줍니다. 없는 사람과 나누는 것, 이것이 바로 조선 사람들이 가진 덕성 가운데 하나입니다(…) 천주교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형제애를 실천하는 것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19세기 중엽 유럽 선교사 눈에 비친 조선은 따뜻한 가족애와 상부상조의 나라였다. 프랑스 출신 다블뤼(1818~1866) 주교의 기록에는 부러움이 묻어난다.

    반면 1904년 러일전쟁 취재차 한반도에 상륙한 종군기자 잭 런던의 글에는 혐오감이 역력하다. "한국어에는 속도를 내야 할 필요를 강조하는 단어가 적어도 스무 개는 되는데, '바삐' '얼른' '속히' '얼핏' '급히' '냉큼' '빨리' '잠깐'과 같은 것이 그 예"라며 "이런 단어가 무수히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게으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송고했다.

    2008년부터 이어온 '금요시민강좌'의 내용을 보강해 엮은 규장각 교양총서 6권째 결실이다. 조선과 인연 맺은 외국인들의 족적과 기록을 한데 묶었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조선은 각양각색이었다. 잭 런던과 같은 시기 한국에 신혼여행 왔던 독일인 저널리스트 루돌프 차벨은 "(한국인의) 생활신조는 다름 아닌 '되도록 돈은 많이, 일은 적게, 말은 많게, 담배도 많이, 잠은 오래오래'였다. 때로는 거기에 주벽과 바람기가 추가되었다. 술 취한 한국인이 길거리에 누워있는 모습은 흔한 구경거리였고, 여자 문제로 살인이 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라고 했다"고 썼다.

    그밖에 17세기 네덜란드 선원 36명의 조선 생존기를 담은 하멜(1630~1692) 일행 표류기, 유럽의 몰락한 귀족 후손에서 조선 참판으로 도약한 묄렌도르프(1848~1901)의 인생 유전, 스웨덴 동물학자 스텐 베리만(1895~1975)의 조선 생물 탐사기 등이 다양한 사진 자료들과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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