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슴 속 가시, 터놓고 말해봐

    입력 : 2012.02.11 03:06

    가시고백
    김려령 장편ㅣ비룡소ㅣ289쪽ㅣ1만1500원

    입 안에 박힌 가시는 자기가 뽑든 남이 뽑아주든 먼저 입을 열어야 뺄 수 있다. 4년 전 청소년과 성인 독자를 모두 아우른 소설 '완득이'로 주목받았던 작가는 새 소설에서 스스로 입을 열어 가시를 빼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추운 겨울날, 아랫목에 갓 차린 밥상처럼 따뜻하고 찰진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지극히 평범한 고2 소년 해일은 날 때부터 도둑은 아니었다. 일 나간 부모를 대신해 어릴 때부터 혼자 집을 지켜야 했던 그에게 도둑질은 결핍과 공허를 채워주는 일종의 '보호자'였다. 하지만 해일의 마음은 습관처럼 남의 물건을 훔치는 자기 자신으로 인해 늘 따갑고 아프다.

    문제는 엉뚱한 데서 풀리기 시작한다. 해일이 집에서 병아리를 부화시켰다는 걸 알고 같은 반 친구 지란과 진오가 놀러 오고, 그 과정에서 지란은 이혼한 아빠를 미워하면서도 연민하고 있고 진오는 입은 걸지만 속은 알찬 소년임이 묻어난다.

    '인강(인터넷 강의)'과 학원 스트레스받는 아이들, 부모의 이혼, 따돌림 등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소재를 다루지만 작가는 소소한 묘사와 유쾌한 입담으로 발랄하게 헤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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