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욕망이 이끄는 그곳

    입력 : 2012.03.24 03:19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1, 2

    에밀 졸라 장편소설|박명숙 옮김
    시공사|각 392쪽|각 1만1000원

    에밀 졸라(1840~ 1902)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유대인 드레퓌스 대위의 무죄를 주장했던 프랑스의 양심적 지식인의 이미지가 언제나 먼저였으니까. '목로주점'과 '나나'에서도 밑바닥에 깔린 도저한 염세적 세계관이 이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국내 초역된 '여인들의 행복백화점'(1883)은 22년 동안 20권의 왕성한 생산력을 자랑했던 졸라의 소설 중에서 유일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작품. 스스로도 "더 이상의 염세주의는 없다.(중략) 삶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며, 강력하고도 즐거운 것을 탄생시키고 있음을 얘기하자"고 했던 작품이다. 옥타브 무레와 드니즈 보뒤라는 중심 캐릭터와 1200명에 달하는 등장인물을 통해 당대 욕망의 전위였던 백화점의 흥망성쇠와 프랑스 제2제정 시대를 촘촘하게 전달한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에서 백화점은 단지 작품 속 배경의 역할을 넘어, 소설의 실질적 주인공이다. 1852년 문을 연 봉 마르셰 백화점을 현대식 백화점의 기원으로 볼 때, 졸라의 이 작품은 당시 자본주의의 경쾌한 풍속도. 하지만 현대의 백화점에 대입해도 그 독서의 의미는 전혀 퇴색하지 않는 흥미로운 텍스트다. 개인의 욕망에 관한 내면 풍경을 따라 읽다 보면, 이 19세기 작가의 통찰력과 묘사력에 감탄할 따름이다.

    글로 지은 이 매력적인 백화점에서 봄날의 유혹을 만끽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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