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혼녀의 살인사건 그 뒤엔…

    입력 : 2012.03.24 03:19

    신참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김난주 옮김
    재인|440쪽|1만4800원

    도쿄 니혼바시의 아파트에서 40대 이혼녀가 교살(絞殺)당한다. 사건을 맡게 된 신참 형사 가가 교이치로는 피해자가 살았던 동네 닌교초의 요릿집, 시계포, 케이크 가게, 민예품점 등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에 나선다.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시작한 이 소설은, 그러나 서스펜스나 스릴과는 거리가 멀다.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 하나 풀리는 과정의 인간미 어린 에피소드, 죽은 자와 산 자 간의 용서와 화해가 오히려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룬다.

    애인이 생기면서 피해자와 거리가 멀어진 것을 자책하던 친구는,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자기를 위해 결혼선물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게 돼 마음의 부담을 던다. 어머니와 서먹한 사이였던 피해자의 아들은, 피해자가 멀리서나마 자신을 지켜보기 위해 연고도 없는 동네로 이사 왔다는 걸 깨닫곤 뒤늦게 울음을 터뜨린다.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 아홉 개의 에피소드는 선과 악, 가족관계 등 인간사의 제반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온 작가의 저력을 보여준다. "사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역시 피해잡니다. 그런 피해자들을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역할입니다."(278쪽)

    소박한 휴먼드라마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매력을 느낄 법한 책이다. 2009년 일본에서 출간돼 현재까지 50만부가 팔렸고,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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