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록에 마르크스가?

    입력 : 2012.07.28 03:06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브랜든 포브스 외 지음ㅣ김경주 옮김|한빛비즈ㅣ364쪽ㅣ1만7000원

    2007년 9월, 영국의 5인조 록 밴드 '라디오헤드'는 최신곡을 발표하면서 실험을 하나 했다. 홈페이지에 음원을 올려놓고, 팬들이 이를 다운로드할 때마다 알아서 값을 내게 한 것이다. 전략은 성공했다. 180만명이 음원을 내려받았고, 그중 40%가 돈을 냈다. 이들이 지불한 평균값은 2.26달러. 라디오헤드는 중간 유통 과정이 필요한 전통적인 정가(定價) 정책을 따른 것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렸다.

    책은 여기서부터 생각의 고리를 꿰어나간다. 인기 록밴드는 왜 자기들 음악을 공짜처럼 내놨을까. 저자 16명 중 한 명인 비트쿠버(Wittkower) 코스털 캐롤라이나대 교수는 당시 라디오헤드의 고민은 자본가를 착취의 주체로 본 마르크스의 철학과 궤를 같이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라디오헤드는 거대 음반사(EMI)와 계약해 데뷔 때부터 큰 인기를 얻었지만 원하는 대로 음악 작업을 할 수 없었다. 디지털 수입에 관한 계약은 음악 업계에 유리하게 설정됐고, 그들이 창출한 이익도 회사가 가져가는 것처럼 보였던 것. 방법은 하나, 계약과 돈에서 자유로워져 그들의 노동(음악 작업)을 재미로 바꾸는 것이었다.

    책은 이외에도 라디오헤드의 노래에서 니체의 허무주의,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 등을 찾아내며 그들이 던진 사회적 메시지를 살펴본다. 대중문화의 파괴력이 커지면서 텍스트 해석 방법도 나날이 확장되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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