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사인가 과대망상자인가… '안철수의 생각'에 대한 11가지 생각

    입력 : 2012.09.21 23:42

    '안철수의 생각' 읽고 쓴 책 11종

    그의 생각은 칭송과 돌팔매 사이에 있다. "유일한 희망"인 동시에 "위선과 기만"으로도 읽힌다. "썩은 동아줄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거리를 두는 반응도 많다. 같은 책을 읽었는데 해독은 하늘과 땅 차이인 것이다.

    '안철수의 생각'(김영사)이 출간된 지난 7월 19일 이후 제목에 '안철수'를 박고 나온 책은 25종이다. 정치·사회·에세이로 분야를 좁히고 글쓴이가 '안철수의 생각'을 읽고 쓴 책을 헤아리면 11종이다. 서점에 5년마다 부는 바람이긴 하지만 한 대통령 후보를 향해 이토록 다양한 주석(註釋)이 달린 적은 없었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에 대한 책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다.

    "상식의 깃발을 든 흑기사"

    이건범이 쓴 '안철수가 이길 수 있다'(정은문고)는 '안철수의 생각'에 대한 40대 남자 8명의 대화록이다. 이 책은 "지금은 안철수가 진보다"라고 말한다. "안철수는 우리 운동권과는 달리 자신이 이룬 성취 위에 상식과 공감의 깃발을 들고 나타났다"(8쪽) "상식과 현실의 일치를 요구하는 질문을 대신 던져준 흑기사"(10쪽)라는 것이다.

    윤문원의 '안철수를 알고 싶다'(씽크파워)는 격문(檄文)처럼 읽힌다. 저자는 서문에서 "뛰는 가슴을 억제하고 이 책을 썼다"고 고백한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 때가 묻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강점"(152쪽)이라고 말하는 이 책은 에필로그에서 "도전은 힘이 들 뿐 두려운 일이 아니다!"로 느낌표를 쾅 찍는다.

    이동연이 쓴 '안철수 신드롬'(평단문화사)은 안철수를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평가한다. "안철수는 헌신, 나눔 등의 공적 가치를 몸소 보여줬다. 당선이 확실한 서울 시장도 양보했으니 저런 인물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22쪽)이라는 시각이다.

    '안철수의 생각'에 대한 책들의 스펙트럼
    "위선과 과대망상"

    정규재의 '착한, 너무 착한 안철수'(기파랑)는 '안철수의 생각'에 대해 "위인전을 쓰기로 작정한 작법이고 내용도 유치찬란하다"고 평한다. 안철수를 "놀라운 위선자" "과대망상형 인간"으로 해석하는 저자는 "정치에 참여할지 여부는 내 욕심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그의 말을 "자신의 이야기를 남 말하듯 하는 이런 버릇은 위장하고 숨기는 전략의 하나"(36쪽)라고 풀이했다.

    황장수가 쓴 '안철수, 만들어진 신화'(미래지향)는 "안철수 신화는 출발부터 거짓이었다"고 주장한다. "유령처럼 실체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V3 백신 무료 배포부터 교묘한 거짓말이다. 당시는 무료로 배포할 수밖에 없는 컴퓨터 환경이었다"(69쪽) 등 안철수 거품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박기봉의 '안철수의 생각과 다른 생각'(초록세상)은 "안철수의 '상식과 비상식'은 흑백논리의 극치"라고 비판한다. "안철수는 '4월 총선에서 야권의 승리는 당연한 것이었는데 패배로 귀결된 것은 비상식적 세력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자신의 생각이나 예상은 자명하고 당연한 상식이라는 말인가"(54쪽)라고 반문한다. '안철수 검증 보고서'(조갑제닷컴)는 안철수가 내세운 '복지·정의·평화·소통·합의'가 얼마나 공허한지, 경제·외교·안보 분야에 얼마나 무지한지, 이념적으로 얼마나 좌로 치우쳐 있는지 지적한다.

    "대안인가 재앙인가"

    강양구가 쓴 '안철수를 생각한다'(알렙)는 "민주통합당 없는 안철수 대통령은 불가능하다. 막판 후보 단일화로 대통령이 된다 한들 성공할 수 있을까요? 깃발 들고 100일 만에 모인 이들이 국가 경영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39쪽)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안철수 포럼21의 '안철수는 대안인가 재앙인가'(미다스북스)는 안철수 현상의 실체는 엄존한다는 전제 아래 이 현상이 나아갈 길, 부정적 평가와 비판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한다. "기성 정당 입장에서는 재앙, 국민 입장에서는 희망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호가 쓴 '안철수의 생각을 생각한다'(필로소픽)는 "어떤 대목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는 반면 어떤 대목은 너무 순진한 공자님 말씀이거나 성공한 벤처 CEO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들이 쓴 '안철수를 읽는다'(한겨레)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안철수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직을 잘 수행 못 할 것 같다. 지금 그에게 쏠리는 지지의 상당 부분은 메시아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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