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는 뇌구조부터 다르다"

    입력 : 2012.09.22 03:19

    뇌과학·심리학 등 연구 근거로
    "보수주의자는 진보주의자보다 신념에 대한 방어 본능 더 강해"

    똑똑한 바보들

    크리스 무니 지음|이지연 옮김
    동녘사이언스|394쪽|1만6500원

    미국의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 책을 보고 꽤 흥분했을 것 같다. 원제는 '공화당원의 뇌(The Republican Brain)'. 저자 크리스 무니(Mooney·35)는 뇌과학과 심리학 등의 최신 연구 결과를 끌어대며 보수주의자들의 사고가 반(反)과학적이고, 덜 유연하며 폐쇄적인 경향이 있다고 난타한다.

    '교육을 많이 받고 유식한 사람들이 무지한 사람들보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설득이 안 된다.' 무니가 말하는 '똑똑한 바보효과'다. 이 효과는 우파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보수주의자는 자신의 신념에 반대되는 사실과 부딪쳤을 때, 진보주의자보다 더 강하게 자기 신념을 방어하며 특히 정치 분야에선 새로운 증거 때문에 마음을 바꾸는 경우도 더 적다는 설명이다. 여론 조사 기관 퓨(Pew)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이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에 대해, 교육을 많이 받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교육을 덜 받은 공화당 지지자보다 더 회의적이었다. 대졸 학력의 공화당 지지자 중 19%만 인간 때문에 지구가 온난해지고 있다고 동의한 반면, 고졸 이하 학력 공화당 지지자들은 31%가 동의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교육을 더 받을수록 기후 과학을 더 수용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도발적인 주장은 보수주의자는 뇌 구조부터 진보주의자와 다르다는 내용이다. 보수주의자의 뇌는 편도체(扁桃體)가 발달했고, 진보주의자의 뇌는 전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d Cortex)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편도체는 공포나 위협에 반응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전대상피질은 전두엽의 일부로서 교정 반응이 요구되는 실수와 오류를 감지하는 작용과 연관돼 있다. 런던대 대학생 90명을 대상으로 MRI 조사를 했더니, 보수주의자들은 오른쪽 편도체가 더 크고, 진보주의자들은 전대상피질에 회백질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진보주의자들은 훨씬 더 많은 단결력을 보여줘야 한다. 투덜거리는 반대 의견이나 내분을 줄이고 충성심과 공동의 목표를 늘려야 한다… 당신은 보수주의자들이 조지 W.부시에게 보이는 똑같은 충성심을 오바마에게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을 위한 팸플릿 같은 조언을 담은 이 책은 올해 미국서 출간됐다. 하지만 많은 내용이 논란거리다. 지구온난화를 둘러싸고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입장 차이가 해소된 것은 아닌데,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반(反)과학으로 몰아붙이는 태도 자체가 비과학적이다. 무니가 보수주의자의 특징으로 꼽은 권위주의, 폐쇄성, 변화에 대한 저항을 국내 일부 좌파 진영에서 종종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