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에서 출발하는 비평 여행

    입력 : 2012.10.20 03:06 | 수정 : 2012.10.24 10:37

    기억과 흔적

    김동식 비평집|문학과지성사 | 268쪽|1만2000원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과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 사이. 문학평론가 인하대 김동식 교수의 10년 만의 비평집 '기억과 흔적'은 '논어' 학이(學而)편의 이 구절로 서두를 뗀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내지 않으면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는 '불역군자호'를 생략한 채 '인부지이불온'만을 적어주던 Y선생의 일화를 들려주면서, 텍스트와 비평, 그리고 현실과 문학의 관계변화를 입체적으로 빗댄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흔히 조건절(화내지 않으면)로 치부되던 '인부지이불온'을 완결형으로 해석해보자.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는다. 그렇다면 생략된 뒷문장의 해석은 확장될 수 있다. 그러면 군자가 될 수도 있지만, 군자가 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내지 않는 바로 거기까지라는 것. 문학의 해석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이 짧은 문장을 둘러싸고 있는 잉여의 의미와 무의식을 놓고 벌어지는 의미론적 여행이다.

    이청준, 김훈, 이제하, 이인성, 정과리, 신경숙, 김영하, 박현욱, 김연수, 박민규, 이기호, 천운영, 정이현, 김애란 등의 문학텍스트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대한 독특한 해석들이다.

    ♣ 바로잡습니다
    ▲20일자 A21면 "'인부지이불온'에서 출발하는 비평 여행"에서 내용 중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溫)'의 온은 삼수변의 온(溫)이 아니라 심방변의 온(慍)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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