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 기쁘지만은 않은 나의 젊은날… '매운눈꽃'

  • 뉴시스

    입력 : 2012.11.11 15:52

    '매운 눈꽃'
    '장난감 도시' '우울한 귀향'의 작가 이동하(70)가 여덟 번째 단편집 '매운 눈꽃'을 펴냈다.

    이씨는 총 10편이 실린 이번 단편집에서 유년기에 겪은 6·25 동란과 궁핍했으나 문학을 향한 열정을 불사르던 청년 시절의 기억을 되살렸다. 강원 문막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 그곳에서 만난 이웃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표제작 '매운 눈꽃'은 대학생 때 잠시 마음을 나눈 어느 여성에 대한 추억을 다룬다. 가슴은 뜨거웠지만 연애는 싱거웠다. 방학에 여러 통의 편지를 주고받았고, 비에 젖은 도시 한 모퉁이를 함께 걸었던 것뿐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주인공은 그 여성의 삶이 끝나게 되는 마지막 장소인 병실을 방문하고 젊은 시절 교환한 수줍은 연애편지를 돌려받는다.

    일종의 전기 소설인 '아름다운 환멸'은 이씨의 친구인 어느 시인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재구성했다. 주인공은 젊은 시절 창작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려는 시인의 기개를 보며 몹시 부러워한다. 시인의 창작열은 결국 시인 자신의 생명까지 연소시키고 문학과 삶의 어중간한 경계에 서 있던 주인공은 시인의 투병과 종말을 바라보며 연민과 회한과 자책을 감추지 못한다. '밤산골 사람들' 연작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작품집 뒤에 배치된 다섯 편은 이씨가 여주 지나 문막읍 밤산골로 귀촌하면서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을 소재로 썼다.

    특히, 이씨가 '자전적 소설'이라 부제를 붙였고 밤산골 연작의 프롤로그로 읽힐 수 있는 '감나무가 있는 풍경'은 6·25가 남긴 상흔으로 인해 감나무로 상징되는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씨가 귀촌하게 된 배경을 담담하게 전한다.

    작품들을 통해 이씨는 고향 시골마을을 떠나 도시의 빈민으로 편입됐다(50년대), 가난한 대학생으로 문학에 대한 열정을 꽃피우고(60년대), 가난한 사회 초년병으로 생계를 위해 악전고투한 뒤(70년대), 지방대학에 자리를 얻고(80년대), 서울로 돌아와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하지만(90년대), 생활에 얽매여 질식되는 창작열을 고통스럽게 바라보다 귀촌하는 자신의 삶을 반추한다.

    회상의 서술 방법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자아의 변화와 현재의 위상을 탐색한다. 유년의 트라우마와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실수들을 기록하며 정신적 치유의 길을 모색한다. 268쪽, 1만2000원,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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