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종신형, 그래도… 희망

    입력 : 2012.12.29 03:03

    '희망이 외롭다'

    김승희 시집|문학동네|152쪽|8000원

    핑크빛 표지의 시집을 읽는다. 서강대 교수인 시인 김승희(60)의 6년 만의 시집, '희망이 외롭다'. 표지는 핑크빛이지만, 시도 핑크빛인 것만은 아니다. 인간은 희망 없이는 살 수 없는 동물이지만, 희망을 꿈꾸기에 현실은 너무 차가운 법. 희망조차 고드름이 될 것 같은 계절이고, 현실인 것이다. 이런 때는 차라리 처절한 절망이 위안일 수도 있다. "희망은 때로 응급처치를 해 주기도 하지만/ 희망의 응급처치를 싫어하는 인간도 있을 수 있네./ 아마 그럴 수 있네/(중략)/ 도망치고 싶고/ 그만두고 싶어도/ 이유 없이 나누어주는 저 찬란한 햇빛, 아까워/ 물에 피가 번지듯……/ 희망과 나,/ 희망은 종신형이다'"('희망이 외롭다1' 중에서)

    종신형으로 주어진 고드름 같은 희망. 냉혹한 현실이지만, 희망의 언어를 포기 못 하고, 절박하게 부여잡는 시인의 간절함이 이 시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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