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하거나 맹렬한, 99가지 거절의 맛

    입력 : 2012.12.29 03:04

    소설 거절술
    카밀리앵 루아 지음|최정수 옮김|톨|200쪽|1만원

    "안타깝게도 선생님의 원고를 출간하지 않기로 결정했음을 알려 드리게 되어 유감입니다."(클래식)

    "농담하자는 겁니까? 장난치십니까? 어떻게 우리가 이 원고를 출간할 거라고 기대합니까?"(맹비난)

    "탈락!"(간단명료)

    출판사로 보낸 소설이 거절당할 때 이토록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는 줄 몰랐다. '편집자가 소설 원고를 거절하는 99가지 방법'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그런데 독자는 한 번 더 놀란다. 캐나다 소설가인 저자가 실제로 숱하게 원고를 퇴짜 맞았고 그 좌절의 경험을 곤충학자처럼 분류해 기어코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는 사실 때문이다. 실패도 쌓이면 성공의 재료가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정신 승리의 표본이다.

    사실 거절하기로 마음먹기는 쉽다. 그것을 전하는 방식, 절차가 훨씬 까다롭다. 이 책을 펼치면 거절의 문장들 위로 세상의 갑을(甲乙) 관계가 겹쳐진다. 거절해야 하는 사람과 거절당하는 사람 사이의 수직적인 긴장이다.

    격조 있는 수사학부터 재치 있는 농담, 표절 운운과 싸늘한 예의, 분풀이까지 거절의 가짓수는 계란 세 판을 채우고도 남는다.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매정한 거절 편지를 다 모으다시피한 이 책의 메시지는 "부디 용기를 내라". 처한 자리에 따라 위로, 반성, 격려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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