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 앵글도, 이 책도 따뜻하다

    입력 : 2013.01.05 03:04 | 수정 : 2013.01.05 10:13

    휴먼선집
    최민식 사진|눈빛|592쪽|2만9000원

    "나는 이 땅에서 소외받는 가난한 이들에게 모든 애정을 쏟았다. 50년 동안 어둡고 고단한 사람들을 렌즈에 담았다. 셔터를 누르면서 한 번도 그들의 삶에서 인간의 진실을 캐낼 수 있다는 것을 회의한 적이 없다. 사진은 나에게 종교 이상이다."(17쪽)

    노점상, 거지, 부랑자 등 사회에서 소외받은 이를 비롯해 보통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앵글에 담아 온 사진가 최민식(84). 1968년부터 2010년까지 그가 펴낸 14권의 사진집 제목은 모두 '휴먼(Human)'이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490여점을 추려내, 그의 사진철학을 잘 드러낸 에세이 15편과 함께 실은 사진선집이다.

    누나 등에 업힌 채 매달리듯 엄마 젖을 빠는 아기, 칼바람이 부는 거리의 쥐포 굽는 할머니, 드잡이를 하는 시장 상인 아줌마들, 신문팔이 소년이나 지게꾼…. 어두운 곳을 찍을 때 그의 사진은 역설적으로 가장 빛난다.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는 최민식의 사진 태도에 대해 "일상적 인간 비극의 증언자 되기를 스스로에게 성스럽게 짐 지운 사람, 그에게 카메라는 스스로 택해서 어깨에 멘 십자가"라고 했다.

    부산, 1973 /눈빛 제공
    반세기에 걸쳐 한국인의 자화상을 담아낸 최민식의 사진 여정을 한 권으로 만나는 기쁨을 준다. 최근작들은 아이들, 젊고 건강한 이들의 활짝 웃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어 더욱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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