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려도 그리운 '나의 서울'

    입력 : 2013.01.19 03:03

    사석원의 서울연가
    사석원 지음|샘터|272쪽|1만4000원

    1979년 1월, 대학에 낙방한 아들을 위해 부모님은 명동 사보이 호텔 앞에서 전기구이 통닭을 사 줬다. 식모 누나는 휴일이면 명동을 쏘다니며 의상실 옷을 구경했다. 명동성당 앞 로얄호텔에서 '호화 결혼식'을 올린 둘째 고모는 한일관 갈비탕으로 하객을 대접했다. 2012년 여름, 온통 공사 중인 명동에서 쓸쓸히 막걸리를 마시던 사석원은 60~70년대 명동을 이렇게 규정했다. "명동은 서울의 서울이었다."

    광장시장 좌판주막서 술 마시는 게 취미인 '서울 토박이' 화가 사석원(53)이 열여섯 편의 연가(戀歌)로 서울을 추억했다. 그에게 서울은 '그 품에 안겨 있어도 그리운 엄마' 같은 존재. 홍제동엔 인왕산 계곡서 나비 쫓던 유년이, 광화문엔 처음 그림과 술을 배운 미대 지망생 시절의 과거가, 아현동엔 굴레방다리 근처 '싸롱' 아가씨들에게 '형부'로 불리며 대학 시절의 낭만과 절망을 묻었던 씁쓸함이…. 서울 곳곳에 얽힌 추억을 담은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곁들인 삽화를 구경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

    저자는 말한다. "서울을 삭막한 비정의 도시라고 말하는 이도 많지만 그것은 선택하는 자의 몫이다. 내일의 서울이 어떠할지는 지금 얼마나 서울에 애정을 갖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서울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권한다.

    사석원의 2012년작 '그 시절 明洞'. /롯데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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