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사전'은 과연 만들어질 수 있을까

    입력 : 2013.04.06 03:03

    배를 엮다

    미우라 시온 지음|권남희 옮김
    은행나무|336쪽|1만3500원

    정년을 앞둔 사전 편집자 아라키가 후계자를 찾아 나선다. 필생의 과업인 새 일본어 사전 '대도해(大渡海)' 편찬작업을 맡길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 언어학과 대학원 출신인 영업 사원 마지메가 시야에 들어온다. 적확한 단어 사용에 대한 무서운 집착과 성실함. 사전 편집부로 스카우트된 마지메가 '완벽한 사전'을 만들려 벌이는 15년간의 분투가 이 소설의 주요 축이다.

    2006년 나오키상 수상자인 미우라 시온은 지난해 이 작품으로 일본 서점대상을 받아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용례 채집부터 종이 선정까지, '궁극의 사전' 탄생을 위한 과정이 제 나라 말에 지극한 애정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잔잔하게 펼쳐진다.

    사회성 없고 눌변이라 영업부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마지메가 사전편집부에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이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숨죽이고 살아가는 '꾸준하고 묵묵한 것들'에 대한 응원 같아 특히 뭉클하게 읽힌다.

    사전 이름을 '대도해'라 한 이유에 대해 아라키는 말한다. "사전은 말의 바다를 건너는 배야. 사람은 사전이라는 배를 타고 어두운 바다 위에 떠오르는 작은 빛을 모으지. 더 어울리는 말로 누군가에게 정확히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36쪽) 사전을 펼쳐가며 언어의 망망대해를 유영하기를 즐기는 독자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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