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죽음 앞에서 그녀가 남긴 것은…

    입력 : 2013.05.04 03:01

    엄마가 있어줄게 - 이미지
    엄마가 있어줄게|세인트 존 그린 지음|이은선 옮김|문학동네|332쪽|1만3800원

    영국의 세인트 존 그린과 케이트는 평범한 부부였다. 두 아이의 부모였고, 서로 사랑했으며, 순간에 감사했다. 이들에게 갑자기 시련이 닥친다. 아내 케이트가 유방암에 걸렸다. 첫째 아이 리프가 희귀한 암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돼 찾아온 불행이었다. 병색은 점점 짙어졌다. "만약 당신이 떠나면 어떡하지?" 무심결에 중얼거리는 남편을 보고 아내 케이트는 홀로 아이들을 키울 남편을 위해 '엄마의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내가 떠난 뒤에 아이들에게 두 배로 뽀뽀해주기, 아이들이 부탁하면 언제나 도와주기, 생일 축하는 요란하게, '무진장 무진장'이란 말 쓰기, 추억 상자를 만들어 우리 추억을 정리하기…. 엄마는 자신이 아이들 곁에 머물렀다면 당연히 해주었을 일들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 갔다.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아이들로 키워줘'처럼 아빠가 아이들을 키울 때 염두에 둬야 할 내용이 포함됐고, '늘 다니는 곳에서 네잎 클로버 찾기'같은 작은 부탁도 빼놓지 않았다. '아이들 놀이방을 마련해주기' '이집트 홍해에서 스노클링 즐기기' 같은 다소 거창한 프로젝트까지 더해져 모두 77가지 리스트가 완성됐다. 남편에게 주는 당부이자 엄마 없이 자랄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증표였다.

    케이트가 세상을 떠난 후 남편은 늘 '엄마의 리스트'를 떠올렸다. '내가 떠난 뒤에 아이들에게 두 배로 뽀뽀해주기'라는 케이트의 부탁대로 매일 밤 아이들이 잠들기 전 양쪽 뺨에 뽀뽀를 했다. 한쪽은 자신의 몫, 다른 한쪽은 엄마의 몫이었다. '생일 축하는 요란하게' 항목대로 리프의 여섯 번째 생일에는 학교 친구들을 모두 초대해 배에서 해적 파티를 벌였다. 크리스마스 연휴 때는 아이들과 함께 이집트로 훌쩍 떠난다. '이집트 홍해에서 스노클링 즐기기'를 만끽하기 위해서다.

    지역 언론사에 소개된 후 순식간에 영국 전역으로 퍼져 나간 사연을 담은 책. 지난해 출간돼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전 세계 14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과장 없이 담담하게 써 내려간 문장이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늘 곁에 있는 가족이 더 소중해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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