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싫어 자퇴한 남자… 성공 비결은 '공부'

    입력 : 2013.05.18 03:00

    - 고교 중퇴의 '탐색적 테스팅' 창시자
    게임 프로그래머로 성공 뒤 애플 입사, 다른 동료들이 학위에 매달리는 사이
    그는 궁금한 점 찾아 읽고 관찰·추론… 학사 학위 없는 학위 심사자가 돼

    - 자유로운 영혼은 집안 내력
    "뭘 아는지보다 어떻게 배우는지 중요"… '갈매기의 꿈' 쓴 리처드 바크 아들답게
    스스로 설계하는 인생을 소중히 여겨… 그의 아들도 자퇴 5년만에 소설 완성

    공부와 열정 표지 사진

    공부와 열정

    제임스 마커스 바크 지음|김선영 옮김
    민음사|260쪽|1만3000원


    제임스 마커스 바크(46·사진).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탐색적 테스팅(Exploratory testing)'의 창시자로 불린다. 탐색적 테스팅이란 짧은 시간 내에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직관적'으로 찾아내는 방식으로, 테스터의 지적, 본능적 역량이 테스팅의 질을 좌우한다.

    '갈매기의 꿈'을 쓴 리처드 바크의 아들인 그의 학력은 고교 중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도 '중퇴'지만, 최소한 고등학교는 나왔다. 그럼에도, 바크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공부'라 꼽는다. 그가 말하는 공부는 '학교 밖 독학(獨學)'이었다.

    문제아, 컴퓨터에 빠지다

    따분한 숙제, 부모의 이혼, 열네 살부터 하숙집에서 생활. 그가 학교에 집중할 이유는 없었다. 친아버지가 선물한 애플 컴퓨터 한 대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컴퓨터를 속속들이 알고 싶은 열정이 끓어올랐다. "지긋지긋한 숙제와 달리 컴퓨터 설명서는 읽자마자 불꽃처럼 타올랐다. 나는 소프트웨어를 만지작거리며 밤을 꼬박 새웠다. 호기심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정복했고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고교를 그만두고 사무용품 매장에서 컴퓨터를 팔다가 6개월 후 게임 프로그래머 일자리를 얻었다. 그가 만든 게임은 불티나게 팔렸다. 1987년 5월, 애플은 바크를 '테스팅 매니저'로 채용했다. 게임 포트폴리오와 프로그래밍 지식, 풍부한 아이디어, 학교 밖의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교를 그만둔 지 4년 만이었다.

    '버커니어식'으로 노를 저어라

    애플에서 그는 가장 어린 매니저였고, 인턴보다도 어렸다. 대졸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모조리 배우자"고 결심했다. 매일 닥치는 대로 읽었다. 학술저널 200여개를 독파했고 전문분야 밖의 책도 두루 섭렵했다. 그는 "교육을 항해에 비유한다면, 애플사에 와서야 나는 진짜 항해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가 항해를 하는 사이, '가방끈 긴' 동료들은 바다에 발도 담그지 않았다. "나처럼 테스팅 서적을 손에 든 사람은 10명도 안 됐다. 나머지 390여명은 대충 버텼다. 그들은 하지 않으면 안 될 때 '수동적으로' 배웠다."

    제임스 마커스 바크 사진
    사진=민음사 제공

    동료들이 '학위를 더 따기 위해' 애쓰는 동안 그는 궁금한 걸 탐구하기 위해 읽고 관찰하고 추론했다. 그는 이를 '버커니어식 학습'이라고 부른다. 카리브해를 누비던 해적 '버커니어'처럼, 대담하면서 순발력 있게 궁금한 것을 스스로 찾아 추론하는 방식이다. 7년 후 그는 로체스터 공과대학교가 개설한 소프트웨어 공학 분야 학사 학위를 심사했다.

    배우는 '방식'이 중요하다

    대졸 신입 사원들에게 "당신들은 읽고 쓸 줄 아는 능력밖에 없다"고 공격하는 그는 "지식 노동자의 성공은 현재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배우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식료품 저장고에 1년 동안 먹을 걸 쟁여놓지 않는다. 필요한 게 생기면 수퍼마켓에 간다. 식품(지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 근처에 있거나,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굶어 죽을 일이 없다."(197~198쪽)

    기자가 읽어보니.... 평가표
    책 곳곳에서 '영혼이 자유로운' 바크가(家) 3대를 만날 수 있다. 저자의 아들 올리버도 '대를 이어' 학교를 중퇴했다. "열두 살에 때려치우고 5년 동안 놀더라. 걱정하며 지켜봤더니 소설 한 편을 완성했다. 나는 아들이 자기 인생을 조종하고 설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자유로움을 강조하는 그는 인생 이력과 공부 비법을 각 장마다 다소 산만하게 얽어 놓았다. 그 '자유로움'이 독서를 방해하지만, 그것만 견디면 보석 같은 공부 철학을 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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