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중국이 잘 나가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입력 : 2013.05.17 23:06

    김태훈 Books 팀장
    김태훈 Books 팀장
    이번 주 출간된 '한시교양 115'(리북출판사)는 중국 초·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한시(漢詩) 115편을 우리말로 풀고 해설한 책입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교과서에 실린 시는 국민에게 친숙한 작품일 경우가 많습니다. 책을 읽다가 '중국과 친구가 되려는 이들이 좋은 한시 한두 편 암기해 두면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중국 측 사업 파트너와 헤어질 때 이 책에 실린 이백의 '왕륜에게'(贈汪倫)로 석별의 뜻을 전할 수 있을 겁니다. '이백이 배를 타고 떠나려는데/ 불현듯 들리나니/ 언덕 위 답가 소리/ 도화담의 물이 깊어 천척이라지만/ 나를 보내는 왕륜의 마음에는 미치지 못하리.' 중국은 자국의 애송시를 줄줄 읊는 한국을 좋은 친구라고 생각할 겁니다.

    '소설로 읽는 중국사'(전 2권·돌베개)라는 책은 중국인의 내면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2권은 루쉰의 '아큐정전'부터 자핑와의 '폐도'까지 현대소설 12권을 통해 중국의 지난 100년에 대한 이해를 시도합니다. 신해혁명, 공산정권 수립, 문화대혁명, 개혁·개방 등이 중국인의 마음에 어떤 무늬를 남겼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의 장편 '개구리'도 읽어보세요. 한 자녀 낳기 정책에 따라 무수히 자행된 강제 낙태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 애호가로 잘 알려진 원자바오 전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퇴임하면서 당(唐) 시인 이상은(李商隱)이 쓴 '추봉청어노봉성(雛鳳淸於老鳳聲)'이란 문장을 읊었습니다. '늙은 봉황보다 새끼 봉황의 울음소리가 더 맑다'는 뜻으로, 후임 리커창 총리에 대한 기대를 담았습니다.

    정치적 메시지를 시로 노래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에선 문학이 유용한 소통 수단으로 쓰인다는 것이 부러웠습니다. 덩치 좋은 운동 특기생이 백일장에서도 수상하는 걸 보는 듯합니다. 그런 중국이 지금 G2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제적 위상을 키우고 있습니다. 중국 소설과 시 읽기를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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