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不通을 만든 건… 골프 치면서 소통하는 한국 교육일 수도

    입력 : 2013.06.0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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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교육에 남기는 마지막 충언

    서남표 지음|21세기북스|340쪽|1만5000원


    2011년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촉발된 '카이스트 사태'를 취재했던 기자가 보기에, 서남표 전 카이스트 총장은 불통(不通)의 아이콘이나 다름없었다. 당초 그의 개혁을 지지했던 상당수 교수와 관료들조차 차례로 등을 돌렸다. 사태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려는 서술 방식이 뚜렷한 이 자서전에서도 상황을 악화시킨 데 대한 반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2006년부터 올해 2월까지 카이스트의 13·14대 총장을 맡았던 그의 '개혁'이 한국의 교육계와 사회에 남긴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차등 수업료, 영어 수업, 교수 평가 강화의 결과 대학의 질(質)은 급격히 향상됐다. '경쟁'과 '세계화'라는 화두가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여러 사람이 만류했던 것이 교수 정년 보장(테뉴어) 심사 강화 정책이었다. 그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운동선수라면 올림픽위원회의 룰에 따라 세계무대에서 경쟁해야지, 교수라고 해서 느슨한 국내용 룰의 보호를 받아서야 되겠느냐"는 생각에서 그걸 밀어붙였다고 했다. "최고 명문대 교수들은 서로 전공이 다르더라도 만나면 기본적으로 학문 이야기를 하는데, 한국 교수들은 골프 이야기를 한다"는 말도 한다. 현대 학문이 추구하는 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도저히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 사회에 만연한 '계층의식'에 대한 비판도 있다. 교직원 식당에서 교수와 직원들이 따로 앉아 밥을 먹는 풍경을 그는 이렇게 썼다. "무슨 보이지 않는 줄이 가로놓여 있는 듯했고, 한국 교수들이 필요 이상의 특권의식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 …박사학위? 3년 동안 돈 쓰고 고생 조금 하면 누구나 딸 수 있다." 한때 그를 미워했던 사람들조차 곰곰이 곱씹어봐야 할 고언(苦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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