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선고 100명 중 17명은 다시 살아나더라"

    입력 : 2013.07.27 03:20

    '죽음을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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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다시 쓴다|샘 파르니아·조쉬 영 지음|박수철 옮김|페퍼민트|340쪽|1만6000원

    2009년 8월, 운전기사 교대 근무를 마치고 뉴욕 맨해튼에서 퇴근하던 조 티랄로시는 속이 메스껍고 땀이 비 오듯 흐르는 걸 느꼈다. 티랄로시는 도로에 멈춘 차 안에서 발견됐다. 심장 정지, 의학적 사망 상태로 그는 병원에 도착했다.

    뉴욕 장로교병원의 소생의학 전문 의료진은 냉각식염수 등을 사용해 체온을 낮추는 냉각요법으로 뇌와 장기의 손상을 최소화했다. 각종 약물과 첨단 기기를 동원한 심폐소생술이 시작됐다. 40분이 흘렀고 회생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때 누군가 외쳤다. "잠깐만요. 맥박이 돌아온 것 같아요!" 15분 뒤 티랄로시의 심장은 한 번 더 멈췄지만 의료진은 다시 한 번 심장을 뛰게 했다. '두 번 사망'했다가 살아난 것도 놀랍지만 다시 살아난 그는 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환하게 빛나는 존재를 만났습니다. 부피나 형태는 없었어요. 그건 단지 사랑과 인정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감히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것이었습니다."

    저자 샘 파르니아는 뉴욕주립대 소생술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소생의학' 권위자. 그는 "의학의 발달로 '죽음'은 최후가 아니라 '과정'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한다. "죽음에서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경험은 의식·영혼·자아의 존재, 삶과 죽음의 경계, 사후생(死後生) 등에 관한 새로운 의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실제 사망 체험자' 500여명을 인터뷰해 뽑아낸 사례들도 흥미롭다.

    책에 따르면 유럽과 북미에서 해마다 심장 정지(의학적 사망을 의미)사례가 100만건 이상 발생하고 이 중 16~18% 정도가 목숨을 건진다. 의료진의 전문성과 시설·기술에 따라 소생률 편차가 크게 벌어진다.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영혼에 관한 철학사 강의나, 소생의학에 대한 장황한 서술은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그러나 삶과 죽음의 문제가 현대 의학과 만나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현대 의학이 사람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죽음 이후'의 몇 시간 동안, '영혼' 혹은 '자아'라 불릴 만한 무언가가 신체와 별개로 계속 존재한다는 증거가 계속 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죽음 이후의 삶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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