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밧줄 타고 탈출… 이것은 實話

    입력 : 2013.07.27 03:20

    '모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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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사드|미카엘 바르조하르·니심 미샬 지음|채은진 옮김|말글빛냄|544쪽|2만2000원

    이스라엘 비밀 정보기관 모사드의 활약을 담은 이 책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책에 담긴 납치와 암살, 이중스파이와 파괴 공작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사례들이 꾸며낸 소설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들이라 숙연해진다. 거대한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 이스라엘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투쟁은 자주 비열하고 폭력적이지만, 동시에 그런 비전투적 행위가 전쟁이란 큰 희생 없이 국익을 수호하고 나라의 존립을 유지하게 해 왔다고 저자들은 분석한다.

    책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모사드 국장을 지낸 메이어 다간의 활약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의 최고 목적은 이란의 핵개발 저지였다. 2011년 7월 이란의 테헤란에서 발생한 핵물리학자 다리우시 네자드 사살, 핵 개발계획 핵심 과학자인 마지드 샤리아리 폭사(爆死) 작전 등의 사건 당시 상황 묘사가 소름을 돋게 한다.

    당초 2005년에 이란이 핵전쟁 수행 능력을 갖출 것이라던 전망은 2015년 이후로 미뤄질 만큼 차질을 빚었다. 다간은 그러나 이런 작전을 불가피한 것으로 여겼을 뿐, 덮어놓고 강경 노선을 추종하진 않았다. 그는 "이란의 칼날이 살갗을 찢고 들어오기 전엔 이란에 어떠한 군사적인 공격도 가해선 안 된다"며 전쟁에 반대했다.

    이라크에 억류된 모사드 요원 벤포라트와 타가르 두 사람을 탈출시킨 작전은 한 편의 영화다. 1951년 5월, 모사드요원 타가르는 해외 정보조직 정비를 위해 이라크에 들어가 벤포라트와 접선하려다 발각됐다. 이라크 내 이스라엘 정보조직은 사실상 와해됐고 많은 스파이가 교수대에 섰다.

    이스라엘은 숨어 있던 벤포라트를 이라크발 이스라엘행 비행기에 태울 작전을 세웠다.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한 이스라엘행 비행기가 갑자기 관제탑을 향해 라이트를 비춰 관제사가 아무것도 못 보게 하고 그 사이 공항 울타리를 뛰어넘어 대기 중이던 벤포라트가 활주로를 향해 뛰었다. 달리던 비행기 뒷문이 열리고 밧줄이 내려왔다. 밧줄을 잡으면 살고, 잡지 못하면 교수대로 가는 도박이었다.

    타가르의 고행은 9년간 이어졌다. 모사드는 무기징역을 받고 수감된 타가르를 구출하기 위해 이라크 내 쿠데타 모의 정보와 타가르의 석방을 맞바꿨다. 이라크는 타가르에게서 정보를 빼내기 위해 그를 거짓으로 교수대에 세우는 등 온갖 협박을 가했다. 마침내 귀국한 타가르는 웃고 있었다. 가족과 동료들이 어떻게 미치지 않고 버텼느냐고 묻자 타가르는 "자네들이 나를 빼줄 것을 알고 있었거든"이라고 대답했다.

    이밖에 사소한 실수로 하마스 지도자 암살에 실패한 사례, 나치 전범 아이히만을 체포해 법정에 세운 과정, 러시아에 매수된 이스라엘인이 모사드 요원으로 잠입을 시도한 사건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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