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황후와 장희빈 최후 진술 "우리가 남편감 고르게 해주소"

    입력 : 2013.08.03 02:56

    '역사가 말하게 하라-한국사 맞수들의 가상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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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가 말하게 하라-한국사 맞수들의 가상대담|복거일 지음|다사헌|424쪽|1만8000원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현세로 소환돼 대담장에 섰다. 자유분방한 현대 여성들을 부러워하는 두 사람에게 사회자가 묻는다. "이 시대에 다시 태어난다면 꼭 누리고 싶은 것 하나는?" 갖가지 대답이 이어지다가 마침내 두 사람이 도달한 합의.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배필로 삼는 자유를 누리고 싶어요." 300여년 전 한 남자를 두고 격렬하게 대립했던 두 여인은 이렇게 화해한다.

    계백과 김유신, 정도전과 이방원, 세조와 김종서,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 22쌍의 역사상 맞수들이 저자가 마련한 토론의 장에서 팽팽한 설전을 벌인다. 그 시절 각자가 대변했던 세력의 배경과 당위를 변호하다가, 현대의 눈으로 반성하고 속죄한다. 흥선대원군은 "시대에 맞지 않는 쇄국책을 펼친 것이 후회된다"고 인정하면서도 "당시 조선 사회 전체가 우물 안 개구리 형국이라 다른 길을 고르기 어려웠다"고 설명한다. 세조는 "조카를 왕위에 올리고 보필할 생각도 했지만 조카가 장성해 친정을 하게 되면 내 목숨이 부지되지 않을 것 같았다"고 변명한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을 곱씹어볼 기회가 되는 책. 다만 단군조선으로 표상되는 민족주의적 역사 배격 등 저자의 확고한 역사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선택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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