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은 휘황찬란한 실패"

    입력 : 2013.08.03 02:56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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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다니엘 튜더 지음|노정태 옮김|문학동네ㅣ454쪽|1만7000원

    제목에 '기적'과 '기쁨'이 호응하지만 '이룬'은 '잃은'으로 뒤집힌다. 저자는 2002 월드컵 때 한국에 처음 왔다가 눌러앉아 영어 강사, 증권 회사 직원을 거쳤고 현재는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이 영국인은 "한국을 가난에서 구제하고 우뚝 서게 한 경쟁의 힘이 오늘날 한국인을 괴롭히는 심리적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책은 '한국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로 열린다. 저자는 "독재에 대해서는 양극단으로 의견이 갈리지만 박정희가 경제에 미친 영향은 과소평가돼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도 "권력과 재벌이 결탁한 한국식 자본주의는 사전적 의미의 자본주의와는 달랐고 어떤 면에서는 지금도 그렇다"고 비판한다.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북한이 '외투'를 벗기는커녕 핵무기 개발을 계속했다는 점에서 휘황찬란한 실패"라고 규정한다.

    교육으로 세습되는 '신(新)양반', 유년기를 상실하는 '공부 기계', 성형수술 광풍, 체면 인플레이션 등 우리 사회의 급소를 지목하는 부분이 통렬하다. 한국의 민족주의는 공격적이지 않고 방어적이라는 해석도 흥미롭다. 외부의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방공호 정서'가 있지만 사회를 단결시키는 접착제 역할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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