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돈 없어서 결혼을 못해요 A. 덜 사랑하는 거겠죠

    입력 : 2013.08.03 02:56

    '강신주의 다상담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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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주의 다상담 1·2|강신주 지음|동녘|268쪽·294쪽|1만3500원(각 권)

    Q: 저는 아직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한 여자입니다. 누군가를 좋아해도 상처받을까 두려워 시작조차 못합니다.

    A: 사랑할 수 있다는 건 고통을 감당한다는 거예요. 군고구마를 잡는 거랑 같다고 생각하면 돼요. 뜨거운데 먹고 싶죠. 어떡할 거예요? 손 안 잡고 군고구마 먹는 방법 가르쳐 드려요? 잡아야 돼요.

    상처받을까봐 사랑을 시작하지 못한다는 어느 여성의 고민에 철학자 강신주가 일갈한다. "지금 이분은 넘어지는 게 무서워서 자전거를 안 타는 거예요. 그러면 영원히 자전거 못 배워요. 영원히 사랑 못해요. 어떡하려고 그래요? 지금 빨리, 이번 달 안에 넘어져야 해요. 한 번만 넘어지면 별거 아니란 걸 알아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 대학로 카페에서 진행되는 '강신주의 다상담'을 두 권의 책으로 엮었다. 매회 특정 주제를 정해 고민과 사연을 미리 받고, 현장에서 강씨가 기조 강연을 한 후 고민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답한다. 철학자의 상담이지만 딱딱하거나 무겁지 않고 경쾌하다. "어렸을 때부터 누구에게 상처 주느니 내가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인지 사람들이 부탁을 하면 거절을 못 하고 전전긍긍한다"는 사람에겐 이렇게 답한다. "이 세상에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 반, 싫어하는 사람 반이어야 잘사는 거예요. '노'라고 해서 관계가 끊어질 정도의 사람이라면 그 관계는 끊어지는 게 나아요. 그 사람 앞에서는 항상 '예스'라고만 해야 하니까요."

    "돈이 없어 결혼하기 힘들다"는 이에겐 "그건 별로 사랑하지 않는 거다"라고 말하고, "못생긴 외모 때문에 사회생활하며 손해 보는 것 같다"는 여성에겐 "여러분의 외모에 신경 쓰는 사람은 지구상에 거의 없다. 세상은 여러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들도 여러분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고 답한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훅 던지는 해법이 시원하다. 임제와 백장, 스피노자와 버트런드 러셀을 인용하고 동서양 인문학을 오가면서 다양한 주제를 종횡무진한다. 1권은 '사랑' '몸' '고독'을 주제로 은밀하고 사적인 고민을, 2권은 '일' '정치' '쫄지 마'라는 주제로 국가·가족·직장 등 공적인 생활과 관련된 고민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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