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我와 대결했던 근대의 사진가들

    입력 : 2013.09.28 03:03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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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의 우울한 전성시대|박평종 지음|달콤한책|335쪽|1만8000원

    사진은 근대의 산물이었다. 근대를 환대한 예술가들은 이 새로운 매체로 '새로운 세계'를 기록하는 데 열심이었다. 1910년대부터 사진관을 운영한 민충식(1890~1977)은 서양식 꽃다발을 든 신부(新婦)와 화동(花童) 뒤에 가마 대신 마차가 기다리고 있는 '신식 결혼식' 장면을 포착했다. '마술사' 연작에선 양복을 입고, 입에는 파이프를 물고 재주부리는 마술사의 모습을 담아냈다. 1920~30년대 사진가들의 관심은 '자기(自己)'였다. 자화상 사진의 전성시대, 1920년대 YMCA 사진과 교수로 임용된 신낙균(1899~1955)은 취임 기념으로 왼손으로 턱을 괴고, 명철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지적인 자화상 사진을 남겼다.

    근대의 사진가들은 있는 그대로의 세계와 자아를 기록했지만, 누구나 사진을 찍는 현대의 사진가들은 아마추어와 경쟁하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를 위해 분투한다. 실재처럼 보이는 가림막만 찍거나(한성필), 꽃 그림 도감을 그리고 촬영해 '그림 같은 사진'을 만들거나(구성수), 분쇄되는 고깃덩어리의 징그러운 아름다움을 부각시키거나(김규식)….

    작가론, 역사, 제도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진'을 뜯어본 책. 지적이고 명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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