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이토록 빛나는 건 그만큼 삶이 힘들다는 것

    입력 : 2013.10.19 03:03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지음|김한영 옮김|문학동네|240쪽|2만8000원

    모네의 연못 그림이 인기 있는 것은 예쁘기 때문이지만, 소위 '취향과 지성'을 겸비한 사람들은 '예쁘장한 미술'을 경계한다. 예쁘장함은 감상적이며, 정치·경제·도덕 같은 인류의 거대한 문제를 간과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장밋빛의 감상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기는커녕 과도한 우울로 고생한다. 우리는 세계의 문제와 부당함을 아주 잘 알고 있지만, 단지 그 앞에서 작아지고 약해지고 초라해질 뿐이다. 세상이 좀 더 따뜻한 곳이라면, 우리는 예쁜 예술작품에 이렇게까지 감동하지 않을 테고, 그런 작품이 그리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책은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는가'라는 질문 아래 미술 작품 140여점을 소개한다. 시공의 거대함을 날카롭게 일깨우는 프리드리히의 풍경화 앞에서, 사람들은 제 앞에 놓인 구체적 슬픔을 극복할 채비를 하게 된다. 불순물로 얼룩지고, 이상적인 형태에서 다소 비켜난 조선 백자 달항아리는, 그 결함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로 겸손을 일깨운다. 사유(思惟)가 곳곳에서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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