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지루한 역사책은 끝! 우리 선조들의 별난 직업 속으로

  • 북스조선

    입력 : 2014.05.12 10:26

    조선직업실록

    그칠 줄 모르는 인문학 열풍과 함께 한국사가 2017년부터 수능 필수로 지정됨에 따라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출판사들도 독자층의 눈높이와 취향에 맞춰 인문학, 소설, 만화, 답사여행 등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역사책을 선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조선직업실록(정명섭 저, 북로드)'은 참신한 주제와 흡입력 있는 글쓰기로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하여 조선 시대 문헌들 속에서 찾아낸 우리 선조들의 특이한 직업들을 소개한다. 모두 21개의 직업 가운데는 시대가 변한 까닭에 오늘날 자취를 감춘 것도 있고 다른 모습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것도 있다.

    1부에서는 화재로부터 한양을 지켰던 멸화군, 목숨을 내걸고 여진족 등 적진을 정탐했던 체탐인, 노비의 신분으로 여형사 역할을 맡았던 다모, 시체를 살피며 사인(死因)을 찾았던 오작인 등 나라의 녹으로 먹고산 백성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중 승려들이 각각 한증승과 매골승으로 불리며 환자 치료의 목적으로 이용된 한증소를 운영하거나 연고 없는 시신을 묻어주는 일을 맡았다는 사실이 주목할 만하다.

    2부에서는 승정원의 조보(신문)를 받아다가 편집하고 인쇄하여 유통까지 했던 기인, 시장에서 상인과 손님의 거래를 성사시켜주고 대가를 받았던 여리꾼,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들려주던 전기수, 강에서 캐낸 얼음을 팔아 재산을 불린 장빙업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조신선이라는 자는 책을 파는 아쾌로 붉은 수염에 농담을 잘했다. 눈에서는 번쩍거리는 빛이 났다. 모든 책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어서 마치 군자와 같았다." 정약용의 '조신선전(曹神仙傳)'에 소개된 책쾌 조생의 열정적 삶에서는 우리 선조들의 직업정신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기구하고 딱한 사정으로 궁지에 내몰린 백성들의 직업을 소개한다. 초상집에서 상주를 대신하여 울어주던 곡비, 몰락한 양반가의 아녀자들이 술을 팔아 생계를 이어간 내외술집, 과거 시험장에서 자리를 잡아주고 시험지도 대신 써주던 거벽과 사수와 선접꾼, 그리고 드라마에서도 소개된 노비 사냥꾼 추노객 등 부끄럽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민초들의 삶이 소개된다.

    인기 드라마 '마의'를 소설로 펴내고 '조선백성실록', '조선전쟁생중계','암살로 읽는 한국사' 등 참신한 주제의 역사서를 여러 권 출간해온 저자 정명섭 작가는 이 책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글쓰기를 시도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 시대 백성들의 다양한 직업과 생활상 그리고 욕망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사를 좀 더 입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또한, 각 직업에 대한 소개를 스토리텔링으로 시작하여 성인부터 청소년 독자 모두가 쉽고 재미있게 역사의 한 장면을 이해하도록 돕고자 했다. 각 직업과 관련된 명소도 소개하고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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