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 집착하면서 인간은 불안에 빠졌다

    입력 : 2015.01.10 03:00

    분열병과 인류 책 사진
    분열병과 인류

    나카이 히사오 지음 | 한승동 옮김
    마음산책 | 328쪽 | 2만2000원

    "정돈과 청결, 정연하게 질서가 잡힌 세계의 이면에서 꿈틀거리는 도깨비 세상, 간헐적인 공격성 분출, 권력과 지배의 질서―이것은 바로 강박증 구조다." 일본 정신의학계에서 손꼽히는 석학이 쓴 이 책은 그 자체가 강박증의 산물로 보일 정도로 집요하고 끈질기다. "인류는 어떻게 해서 분열과 강박의 정신병을 지니게 됐는가?" 그 답은 '문명'이다. 수렵·채집으로 연명하던 '비강박적 인류'는 농경 사회에 접어들며 소유와 권력 관계, 체계적인 삶에 대한 강박이 생기게 됐다.

    그러니까 근면 성실한 '모범생'일수록 강박증의 전조인 집착의 기질을 지닌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된다. 이것은 왜 그들 중 적잖은 사람이 한 사회의 고도성장이 끝나가는 국면에서 우울증에 빠지느냐는 설명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기존의 역사학이 좀처럼 분석하지 못했던 인간 심리의 안팎을 파헤치는데, 예를 들어 서구 근세 '마녀사냥'의 집단 광기 배후에는 화폐경제 침체와 농촌 안정성의 붕괴, 기후 한랭화와 신대륙의 은(銀) 유입, 인구 감소, 그리고 그것이 초래한 극도의 불안감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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