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제국을 세운 남자, 밑천은 갑옷 13벌

    입력 : 2015.01.31 03:00 | 수정 : 2015.01.31 11:16

    누르하치: 청 제국의 건설자 책 사진
    누르하치: 청 제국의 건설자

    천제셴 지음 | 홍순도 옮김
    돌베개 | 388쪽 | 1만8000원

    "우리나라 말은 외국의 글을 쓰기는 하지만 글 배우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 어찌 그대들은 본국의 언어로 글을 이루는 것은 어렵다 하고 외국어를 배우기는 쉽다고 하는가?" 세종대왕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이 말은 청(淸)나라 초대 황제 누르하치(태조·재위 1616~ 1626)가 만주 문자의 창제를 명하면서 한 말이다. 우리가 알던 '오랑캐'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벗어나 있다.

    어쩌면 청나라의 창건자에 대해, 우리는 역사적 트라우마로 인한 무의식적인 무관심에 사로잡혀 있었는지도 모른다. 대만 역사학자가 쓴 이 책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갑옷 13벌과 병사 약간명이 밑천이었던 누르하치가 요동에서 기반을 다진 뒤 곳곳에 흩어진 부족들을 규합해 중국사 마지막 제국(帝國)을 창건하는 과정을 꼼꼼하게 서술한다.

    그것에는 '만주족'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심는 '새로운 통합 국가 브랜드 창출', 군사·행정 조직인 팔기(八旗) 제도를 만드는 '사회 구조의 대대적 개편'이 존재했다. '광해군일기' 등 조선 측 기록이 주요 사료로 인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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