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필사다이어리-북', 필사 통해 고전의 향기를 느끼다

    입력 : 2015.12.06 18:03

    인류가 남긴 고전은 필사를 통해 보존되고, 확산되고, 연구돼 왔다. 종이와 활자 발명 이전부터 필사를 통해 장서를 늘려가던 '필사의 시대'는 길었다. 첨단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에도 아날로그적 독서방식인 필사는 사라지지 않았다. 눈으로 읽은 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갈증. 손으로 직접 써가면서 더 깊은 이해와 감동을 얻는 참여 독서층은 여전히 존재한다. 독자의 니즈에 민감한 출판계에서는 이에 부응하기 위해 필사책들을 소개해왔다. 하지만 시(詩)나 좋은 문구 모음집 정도에 한정돼 왔던 것이 사실.
    그렇다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만한 문학을 가르키는 인문 고전(古典)은 어떨까. 그야말로 필사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는 장르. 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시리즈가 출간됐다.
    도서출판 숲이 서양고전 필사다이어리를 출간했다. 고전 읽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필사다이어리-북'. 고전편은 '플라톤과의 대화', '세네카의 행복론',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이상 천병희 옮김) 각 세권이다.
    각 권은 독특한 배치와 디자인을 통해 필사를 원하는 독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 매 페이지에 텍스트와 필사공간을 나란히 배치한 혁신적 디자인을 통해 비용과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독자 입장에서는 활용도가 높다. 단지 읽기만 할 수도 있고, 필사할 수도 있고, 고전 텍스트를 옆에 두고 떠오르는 영감과 아이디어를 즉시 노트할 수도 있다. 고급 제본 방식에 띠를 둘러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고전을 통해 모티프를 얻고자 하는 작가 등 창의적 컨텐츠 생산 종사자나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 등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을 두루 갖췄다.
    고전 번역가인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76)는 고령임에도 불구, 하루도 빠짐 없이 대여섯 시간씩 고전 번역에 매달리는 전문가. 전문가의 엄선을 거친 플라톤과 세네카의 명문들을 이 책들을 통해 만나는 희열이 쏠쏠하다. 필사를 통해 수천년 세월을 마모 없이 전해진 고대 철학자들의 사상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도서출판 숲은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앙투안 드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서준환 옮김) 역시 '필사다이어리-북' 시리즈로 출간했다. 작품에 담긴 의미와 심상 표현이 독자에 따라 또 독자의 마음상태에 따라 다르게 전달될 만큼 깊고 풍부한 저자의 표현들을 세련된 번역을 통해 유기적 이야기 구조로 살려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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