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섞인 현실과 환상…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다

    입력 : 2016.02.06 00:20

    러브 레플리카 책 사진

    러브 레플리카

    윤이형 지음ㅣ문학동네ㅣ357쪽 | 1만3500원

    지난 2년 동안 젊은작가상과 문지문학상을 잇달아 받은 작가 윤이형의 신작 소설집이 나왔다. 동성애 문제를 다룬 소설 '루카'를 비롯해 단편 8편을 묶었다. 윤이형 소설은 현실의 세태를 다루면서도 SF 상상력을 활용해 현재 상황을 환상의 공간으로 만들어낸다. 동시에 윤이형 소설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섬세한 심리 묘사로 그려내 오늘을 사는 인간 내면의 숨은 진실을 찾아간다. 윤이형 소설은 낯익은 현실을 낯설게 하는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세계를 펼쳐보이는 것이다.

    수록작 중 '대니'는 어린아이를 돌보는 로봇과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 사이의 애틋한 관계를 다루고, '굿바이'는 화성으로 이주한 미래 인간이 기계 인간으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다뤘다. 이런 SF 상상력은 궁극적으로 현재 인간과 사회의 의미를 비판적으로 짚어보기 위한 것이다. '대니'는 노화를 겪으며 육아 의무도 짊어진 할머니의 일상을 육아를 전문으로 하는 로봇의 노동과 대비시킴으로써 노년의 삶을 기계적으로 보는 오늘의 세태를 되돌아보게 한다.

    수록작 중 '러브 레플리카'는 거식증과 허언증을 앓는 두 사람의 관계를 섬세한 심리 묘사로 그려낸 작품이다. 음식을 거부하는 병이 현실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실제와는 다른 삶을 거짓말로 꾸며내는 병 역시 현실을 거부하는 것이다. 윤이형은 그런 심리 상태를 현실과 환상의 뒤섞임으로 그려낸다. 전반적으로 윤이형 소설은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풀어내지 않고, 이야기를 툭툭 끊어 맥락과 암시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를 잇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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